증권 증권일반

"물타기 하다 대주주 되겠네"…일주일 동안 추매, 또 추매 [개미의 세계]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을 통해 코스피, 코스닥 등 개장 시황이 송출되고 있다. /사진=뉴스1
29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을 통해 코스피, 코스닥 등 개장 시황이 송출되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번 주에만 벌써 세 번째 물 탄 거 같은데, 이러다 진짜 대주주 되는 거 아닌지 모르겠네요."

직장인 K씨(41)는 점심을 먹으며 주식투자 커뮤니티를 들여다보던 중 이 같은 제목의 글을 자기도 모르게 클릭했다. 주중 내내 호가창을 들여다보며 추가매수(추매)를 거듭한 처지라 남 일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K씨도 지난 주 '롤러코스피'의 변동성에 이리저리 흔들린 개미(개인 투자자)다. 코스피는 지난달 22일 SK하이닉스가 25년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시총 1위에 올랐다는 소식으로 시작해 폭락과 급등을 반복했다.

K씨는 코스피가 9.99% 급락한 지난달 23일 몇몇 종목을 추매했고,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한 같은 달 26일에도 '물타기'에 나섰다. 그러다 30일, 개장 이후 잠시 이어진 하락세에 습관처럼 추매를 하려다 물타기 때문에 계획보다 두 배는 불어난 투자금액을 보고 멈칫하게 됐다.

하루걸러 터진 변동성, 떨어질 때마다 샀다

지난달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시작과 함께 26일까지 코스피의 일중 변동률 평균은 5.02%로, 전월 4.02% 대비 급등했다. 코로나19 여파로 변동성이 컸던 지난 2020년 3월(4.27%)은 물론, 닷컴버블 붕괴로 증시가 휘청였던 지난 2000년 10월(4.02%)보다도 높은 수치다.

특히 지난 한 주(6월 22~26일) 코스피의 변동성은 유례가 없는 수준이었다. 6월 23일 역대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더니 다음 날 3%대 반등했다. 6월 25일에는 매수 사이드카를 동반한 5%대 급등세를 보이더니 하루 뒤 다시 급락하며 그야말로 롤러코스터 같은 장세를 보였다.

하락 폭이 가장 컸던 6월 23일의 경우, 일중 변동률이 역대 6번째로 높은 11.18%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역시 코스피 장은 상승세로 시작해 곧바로 미끄러지더니, 다시 반등하며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하락장에서 분할 매수 전략을 가진 K씨 같은 개인 투자자들이 물타기를 반복하게 된 이유다.

평단은 낮췄는데 비중이 무서워졌다

문제는 하루가 멀다하고 출렁이는 장세 때문에 계획에 없던 추가 매수에 나서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그 자체로는 합리적인 '소액 추가 매수'지만, 이런 물타기가 반복되다 보면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해당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위험 수위를 넘어설 수 있다. '물 타다가 대주주 되겠다'는 말이 단순한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다.

특정 자산에 자금이 쏠리면 집중 위험에 무감각해질 우려도 있다. 분산 투자의 기본 원칙은 누구나 알지만, 매일 널뛰기하는 장세 속에서 물타기를 반복하는 동안에는 오직 '평단가 낮추기'라는 눈앞의 1차원적 목표에 집중하게 되는 경우가 생긴다. 문제는 평단가가 낮아지더라도 비중이 커지면서 해당 종목이 단 1%만 흔들려도 계좌 전체의 수익률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시장 상황이라면 개인 투자자들이 한 종목에 연달아 추가 예수금을 밀어 넣는 일은 드물다. 그러나 최근 국내 증시처럼 하루에도 몇 %씩 지수가 요동치는 변동성 장세는 계획하지 않은 물타기를 유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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