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김민재 부상에도 16강 갔었다... 34위 참사에 터져버린 '벤버지 복귀론' [2026 월드컵]
34위 참사 직후 벤투 아내 SNS 덮친 한국 팬들
"벤버지 돌아와 달라" 8만 '좋아요' 물결
안와골절 손흥민·부상 김민재 안고도 16강 갔던 벤투호
UAE 떠나 1년 넘게 '야인' 상태 벤투… "흥미로운 제안 기다리는 중"
[파이낸셜뉴스] 한국 축구가 역사상 유례없는 34위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끝없는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멕시코, 체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역대급 꿀조를 배정받고도 1승 2패 조별리그 광탈이라는 수모를 겪은 홍명보호. 사령탑은 쫓기듯 지휘봉을 내려놓았고, 참담함에 길을 잃은 한국 축구 팬들의 시선은 4년 전 '그때 그 시절'의 명장, 파울루 벤투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향해 맹렬하게 쏠리고 있다.
팬들의 타들어 가는 갈증은 벤투 감독 가족의 소셜미디어(SNS)에서 고스란히 폭발했다. 벤투 감독의 아내 테레사 벤투가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평범한 게시물은 순식간에 한국 팬들의 간절한 '탄원서'로 돌변했다. 무려 4,400개가 넘는 댓글 창에는 "벤버지(벤투+아버지), 우린 이제 어떡합니까", "이상한 스리백 대신 감독님의 빌드업이 그립습니다", "제발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서 회오리감자 드셔주세요"라는 절절한 외침이 쏟아졌다. 해당 게시물의 '좋아요'는 무려 8만 개를 돌파하며 들끓는 국내 여론을 대변했다.
팬들이 이토록 벤투 감독을 부르짖는 이유는 단순히 '최근 4번의 월드컵 중 유일한 16강 진출'이라는 성적표 때문만이 아니다. 팬들의 뇌리에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 온갖 악재 속에서도 똘똘 뭉쳤던 '원팀'의 감동이 강렬하게 남아있다.
당시 캡틴 손흥민은 안면 안와골절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직후 검은 마스크를 쓴 채 그라운드를 누볐고, 수비의 핵 김민재 역시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정상적인 질주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벤투호는 4년 내내 갈고닦은 뚝심 있는 '빌드업 축구'라는 명확한 방향성 아래, 선수단 전원이 하나의 심장으로 뛰어 포르투갈을 꺾는 기적을 썼다. 비록 브라질에 16강에서 대패했지만, 분위기는 좋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우리 선수들을 비난하지 말라"라고 일갈할 정도로 팀 분위기는 하나로 똘똘 뭉쳣다.
지난 아시안컵과 이번 북중미 월드컵 내내 벤치와 선수단이 겉돌며 어수선한 모래알 조직력으로 자멸했던 홍명보호의 붕괴와 너무나도 극명하게 대비되는 대목이다.
때마침 벤투 감독의 현재 행보도 복귀설에 불을 지피고 있다. 포르투갈 현지 매체 '아 볼라'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벤투 감독은 2023년 7월 아랍에미리트(UAE)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가 지난해 3월 북한전을 끝으로 지휘봉을 내려놓은 상태다.
매체는 "공백기가 1년을 넘긴 벤투 감독이 현재 매우 흥미로운 제안을 기다리고 있다"며 무직(야인) 상태인 그의 거취를 조명했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라는 역대 최고 수준의 황금세대를 쥐고도 아무런 전술적 방향성 없이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한국 축구. 무책임하게 떠나버린 수뇌부의 빈자리 속에서, 4년 전 상처투성이 선수들을 하나로 묶어냈던 '벤버지'의 굳건한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애타게 그리워지는 2026년의 슬픈 여름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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