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가짜뉴스 기준 모호·이중처벌 우려… 논란의 정보통신망법

김예지 기자
파이낸셜뉴스

7일부터 개정 법안 시행
언론·플랫폼에 유튜버까지 포함
과징금·손배 겹쳐 과도한 제재
"국민 알 권리·표현의 자유보다
가짜뉴스 차단에 기울어진 법"
반대하는 국민청원 14만명 넘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집회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을 반대하는 문구를 게시하고 있다. 사진=스레드 캡쳐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규탄 집회가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을 반대하는 문구를 게시하고 있다. 사진=스레드 캡쳐

허위·조작정보 유통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규정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오는 7일 시행을 앞둔 가운데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집회 참가자들까지 반대 움직임에 가세했고, 국회 국민동의청원에는 반대 의견이 14만명을 넘어서면서 '가짜뉴스 차단'과 '표현의 자유 보장'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30일 파이낸셜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 이후 지난 5일부터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장기간 집회를 이어온 참가자들은 최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시행 반대를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내세우며 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실제 집회 관련 소식을 공유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들에는 '7월 7일부터 진실이 사라진다' '정부가 허위와 조작의 기준을 재단한다' '인스타그램·스레드·유튜브·카카오톡·각종 국내외 사이트 모두 정부의 검열 대상이자 처벌 대상'이라는 취지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게시글은 '정부 검열이 어려운 메신저를 준비해야 한다'거나 '법 시행 전 마지막 올림픽공원 원정이 될 수 있다'며 오는 7월 4일 집회 참석을 호소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법안에 대한 반대 여론은 집회와 SNS를 넘어 국회 청원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반대 청원에는 지난 26일 기준 14만2248명이 동의했다. 청원에는 "정부와 국회의 마음에 들지 않는 사실과 진실을 알린 사람을 '허위 정보 유포자'로 만들어 처벌할 수 있어 위헌 소지가 크다"는 취지의 주장이 담겼다.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고의로 불법 정보 또는 허위·조작정보를 생산한 사람뿐 아니라 이를 유통한 언론사와 플랫폼 사업자, 유튜버 등에 대해서도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손해액 입증이 어려운 경우에도 최대 5000만원까지 배상액을 부과할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 반복적으로 조롱·혐오성 게시물을 유통한 경우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처벌 규정도 신설됐다. 해당 정보가 반복적으로 유통되는 사실을 알고도 방치한 플랫폼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삭제·접속 차단·노출 제한·수익화 제한 등의 조치를 명령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허위·조작정보를 반복적으로 게시해 수익을 얻는 게시자 가운데 구독자 10만명 이상이거나 최근 3개월 게시물의 월평균 조회 수가 10만회를 넘는 경우에는 가중 손해배상 대상이 된다. 법원에서 허위·조작정보 유통 사실이 두 차례 이상 확정될 경우 최대 10억원의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다.

정부는 허위정보로 인한 사회적 피해를 줄이고 악의적인 정보 생산·유통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반면 법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허위·조작정보의 판단 기준이 모호한 데다 플랫폼 사업자에게 게시물 삭제나 노출 제한 책임까지 확대될 경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법적 분쟁을 피하려는 플랫폼들이 논란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등 합법적인 표현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민사상 손해배상에 행정상 과징금까지 함께 부과되는 구조가 과도한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허위·조작정보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지만 표현의 자유와 균형을 유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 대상이 되는 플랫폼 사업자들과 유튜버들의 의견을 적극 청취하는 것 또한 대안으로 거론됐다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국민의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 역시 중요한 기본권이기에 법 집행 과정에서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다 균형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허위 여부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쳐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제도를 운영하고, 허위정보로 확인된 경우에는 실효성 있는 제재가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기자 정보

#가짜뉴스 #정보통신망법 #허위·조작정보 #징벌적 손해배상 #표현의 자유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