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이건 투자 아닌 도박"…코스피 150배 베팅까지 등장한 해외코인거래소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장중 원·달러 환율이 1550원을 넘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장중 원·달러 환율이 1550원을 넘어서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사이에서 한국 증시에 수십 배 이상 레버리지를 걸 수 있는 고위험 선물이 출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쿠코인은 지난달 24일부터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코스피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KORU'에 최대 20배 레버리지 투자할 수 있는 무기한 선물을 거래 지원(상장)했다. 이 거래소는 금융위원회가 미신고 거래소로 분류해 수사 의뢰한 사실상 불법 업체다.

같은 날 OKX, 바이비트 등 해외 주요 거래소들도 일제히 KORU에 20배씩 레버리지 투자가 가능한 상품을 조금씩 다른 이름으로 선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달 하순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가 급등락에 따라 코스피 변동성이 유독 높아진 가운데, 투기성 상품이 급속히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난달 2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에 각 20배 레버리지 투자를 할 수 있는 선물을 상장해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자 지난달 22일에는 KORU 20배 선물을 출시했고, 나흘 뒤 50배 선물을 추가로 내놨다.

코스피 등락에 최대 150배 레버리지를 걸 수 있는 전무한 상품이 시장에 등장하면서 지난달 22일 비트겟, MEXC, XT, 비트마트 등의 해외 거래소들도 KORU의 10∼20배 레버리지 투자 상품을 앞다퉈 상장했다. 이 중 MEXC, XT, 비트마트는 쿠코인처럼 금융위가 수사 의뢰한 미신고 거래소들이다.

공교롭게도 KORU는 지난달 22일 장중 1111달러(약 172만원)까지 올랐다가 이튿날 700달러까지 폭락했다. 코스피가 9.99% 급락하면서 3배 레버리지 ETF도 단 하루 만에 40% 가까이 추락했다. 당일 여기에 롱 레버리지를 걸었다면 즉시 청산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렇게 위험이 큰데도 내국인의 투자 제한은 따로 없다는 점이다. 원화 입출금 계좌가 있는 사람은 업비트, 빗썸 같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원화로 테더(USDT)를 구매한 뒤 이를 해외 거래소로 옮겨 곧바로 거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규제 권한이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특별한 제한 없이 거래할 수 있는 초유의 레버리지 상품이 금융당국 규제 공백 속에 우후죽순 확산하는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헤지를 위해 현·선물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다"면서도 "일확천금을 노리고 레버리지 선물을 매매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라고 말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기자 정보

#코스피 #가상자산 #코인 #거래소 #선물 #레버리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