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잃는 것보다 못 산 게 더 무섭다"…급락에도 삼전·닉스 담은 개미들 [증시는 왜]
'안 사서 후회' 심리 확산…증권가 "실적 모멘텀은 유효"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급락한 날에도 개인 투자자는 두 종목을 2조4000억원 넘게 순매수했다. 손실보다 '안 사서 수익을 놓칠까'를 더 두려워하는 심리(FOMO, 포모)가 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하락해도 '일단 산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5.84%, SK하이닉스는 3.40% 하락 마감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는 장중 낙폭이 커질수록 두 종목을 꾸준히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개인은 1일 하루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1조6520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날 SK하이닉스 역시 개인 순매수 대금이 7664억원 몰렸다.
개인의 반도체 쏠림은 하루짜리 현상이 아니다. 지난 1월 2일부터 6월 30일까지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45조5982억원, SK하이닉스를 40조8212억원 순매수했다. 두 종목에만 86조4194억원이 유입됐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도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430만원으로 제시했고,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59만원으로 올렸다.
추격매수 심리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서도 그대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은 상장 이후 빠르게 증가하며 대표적인 단기 매매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시장을 움직인 '심리'
증권가는 이번 강세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행동 자체가 과거와 달라졌다고 분석한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상승장에서는 누가 사느냐보다 어떤 심리로 사고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개인은 위험 선호를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투자 주체"라고 설명했다. 평소에는 손실 회피 심리가 강하지만 강세장에서는 오히려 '사지 않아 수익을 놓칠까'를 두려워하는 심리가 커지면서 신고가 종목에도 추격매수가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그는 또 "상승장 초반에는 ETF 등 간접투자로 시장에 참여하지만 수익을 경험한 이후에는 '내가 직접 투자했으면 더 벌 수 있었을 것'이라는 심리가 커진다"며 "이 과정에서 자금은 개별 종목과 레버리지 ETF처럼 더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자산으로 이동한다"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번 반도체 쏠림이 단순한 투기적 매수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이 빠르게 상향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메모리 업황 개선으로 마이크론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가 계속 높아지고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4분기 실적 컨센서스도 잇따라 상향 조정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반도체 랠리는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는 만큼 단순한 투기와는 다르다"면서도 "개인 자금의 머니무브와 FOMO가 반도체 중심의 양극화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4분기는 금리보다 실적이 중요한 국면"이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는다면 주가는 향후 이익 증가를 선반영하는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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