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DS사업본부→AD&RH사업본부 개편…항공우주·로봇·수소 강화
분산됐던 로봇·수소 조직 통합…피지컬 AI 시대 대응
철도 국내사업단은 RS고객경험사업부로 격상…민자·O&M 수요 선제 대응
[파이낸셜뉴스] 현대로템이 항공우주, 로봇, 수소 등 미래 성장사업 역량을 한데 모으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방산·철도·에코플랜트 등 사업 부문별로 흩어져 있던 차세대 사업 조직을 통합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방산 및 철도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은 지난 1일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기존 주력 사업의 실행력을 유지하면서도 항공우주, 피지컬 AI, 수소에너지 등 신사업을 독립적인 성장 축으로 키우는 데 있다. 방산 사업 부문인 기존 디펜스솔루션(DS)사업본부는 AD(Aerospace·Defense)&RH(Robot·Hydrogen)사업본부로 명칭을 변경했다. 본부 산하 조직은 기존 1사업부 4실 체제에서 2사업부 6실 체제로 재편됐다.
기존 해외 방산 사업을 담당하던 디펜스솔루션글로벌사업부는 항공우주 사업 기능을 더한 AD글로벌사업부로 바뀐다. 방산과 철도, 에코플랜트 등 3개 사업·연구 부문에 분산돼 있던 로봇·수소 조직은 RH사업부로 통합된다. RH사업부는 로봇AX사업실과 수소에너지사업실로 구성된다. 기존 본부 직속 조직인 DS기획실과 DS국내사업실은 각각 AD&RH기획실, AD고객경험사업실로 명칭을 변경했다.
이번 개편은 현대로템이 올해 초 로봇·수소 기반 신사업 체계를 강화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현대로템은 로봇&수소사업실을 신설하며 전사 차원의 로봇·수소 기술 리더십 확보에 나선 바 있다. 당시 현대로템은 방산, 철도, 플랜트 등 전 사업 영역에 무인화·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피지컬 AI 시대에 대응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로봇 분야는 방산 무인화와 산업 자동화 양쪽에서 확장성이 크다. 현대로템은 피지컬 AI 기반 무인로봇 핵심 국책개발 과제를 수주하며 차세대 전장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피지컬 AI는 인공지능이 로봇, 차량, 무인 플랫폼 등 물리적 실체와 결합해 실제 환경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기술이다. 현대로템이 로봇 사업을 별도 사업부 단위로 격상한 것은 향후 무인전투체계, 다족보행 로봇, 특수목적 로봇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수소 사업 역시 중장기 성장축으로 꼽힌다. 현대로템은 수소전기트램, 수소충전 인프라, 수소 디스펜서 등에서 기술 기반을 쌓아왔다. 회사의 수소전기트램은 수소연료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결합한 구조로, 도심 내 친환경 대중교통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또 수소 생산·충전 인프라 사업에서는 수소 추출기, 충전설비, 디스펜서 등 핵심 설비 국산화와 공급망 확대를 추진해왔다.
방산 부문에서는 항공우주 기능이 강화됐다. 현대로템은 기존 지상무기체계 중심 사업에서 항공우주와 미래 추진체계 영역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K2 전차 수출 성과를 바탕으로 방산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동시에, 재사용 발사체와 차세대 엔진 등 우주·항공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으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K2 전차를 중심으로 한 방산 수출 기반도 조직 개편의 배경으로 꼽힌다. 현대로템은 폴란드형 K2 전차 현지 생산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폴란드 납품 과정에서 조기 인도 성과도 냈다[ref:11,17].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빠른 납기, 현지화 생산, 유지보수 역량이 중요해지는 만큼 항공우주와 방산 수출을 함께 묶은 조직 체계는 해외 고객 대응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철도 사업 부문도 고객 중심으로 재편됐다. 기존 레일솔루션사업본부는 RS(Rail&System)사업본부로 명칭을 바꿨다. 본부 산하 기존 8실 체제는 1사업부 8실 체제로 개편됐다. 국내 공공 발주와 민자 사업을 총괄했던 실급 조직인 국내사업단은 RS고객경험사업부로 격상됐다. 기존 국내사업단 산하 국내사업실과 민자사업실은 각각 RS국내사업실, RS민자사업실로 변경됐다. 민자사업실 내 O&M(운영·유지보수) 조직은 RS O&M사업실로 격상됐다.
철도 부문 개편은 차량 제작을 넘어 운영·유지보수, 시스템, 민자 개발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현대로템은 철도차량뿐 아니라 E&M, O&M, 신호 등 철도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O&M은 차량 납품 이후 유지보수와 부품 공급, 운영 안정성을 좌우하는 분야로, 장기 수익성과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핵심 사업으로 평가된다.
국내 철도 시장에서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민자·광역철도 사업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현대로템은 GTX-A에 이어 B·C노선 차량 공급까지 확보하며 국내 고속 통근형 전동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했다[ref:99,100,101]. 이에 따라 RS고객경험사업부 격상은 발주처별 요구에 맞춘 차량 공급, 납기 관리, 운영 지원을 체계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해외 철도 사업 성과도 조직 개편의 중요한 배경이다. 현대로템은 우즈베키스탄 철도청이 발주한 고속철 차량 공급 사업을 통해 K-고속철의 첫 해외 수출 성과를 냈다. 공급 규모는 총 42량으로, 국내 KTX-이음 기반 모델을 우즈베키스탄 현지 운행 환경에 맞게 개선한 차량이다[ref:61,63,66]. 이는 국내 고속철 기술의 해외 진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철도와 방산 모두 단순 제조에서 벗어나 시스템, 유지보수, 현지화, 고객 경험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며 "현대로템의 이번 조직 개편은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면서 기존 주력 사업의 수익성을 강화하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국가기간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인 만큼 모든 사업에 무거운 책임감을 갖고 임하고 있다"며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한 미래 사업 역량 강화가 고객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강구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