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또 멈춰선 출근길 지하철"…전장연, 반년 만에 탑승 시위 재개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휠체어 탄 전장연 활동가 60여명 집결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해달라" 촉구
"소란·고성방가 중단하라" 경고 속 긴장감
지연·무정차는 없었으나 시민 통행 불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 방면 시청역 승강장에서 '69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2일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 방면 시청역 승강장에서 '69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에게 요구합니다. 대화를 통해 장애인의 권리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보장할지 알려주십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약 6개월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다시 시작했다. 이번 시위로 열차 무정차 통과나 운행의 큰 지연은 없었으나, 역사가 혼잡해지며 시민들이 통행의 어려움을 겪었다. 전장연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을 강력히 촉구했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를 비롯해 휠체어를 탄 전장연 활동가 60여명은 2일 오전 8시께 서울 지하철 1호선 서울역 방면으로 향하는 시청역 승강장에서 '69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장애인도 이동하고 싶다" "예산 없이 권리 없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박 대표는 "장애인도 일상에서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지하철을 탈 수 있어야 한다"며 "이재명 정부와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를 실현해 달라"고 요구했다.

시위가 이어지자, 열차에서 하차한 시민들이 한 줄로 서서 이동하며 불편을 겪었다. 시청역 관계자는 "역사 내 소란, 고성방가, 광고물 배포 행위 등은 철도안전법에 따라 금지되어 있다"며 "시위를 즉시 중단하고 퇴거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전장연은 기자회견을 강행했다. 하차한 승객과 시위 참가자들이 엉키며 통행이 막히면서 일부 시민이 고성을 지르는 등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오전 8시29분께 한 시민은 "아, 좀 가자고!"라며 큰소리를 쳤다. 전장연 활동가들은 "조심히 휠체어를 타고 가고 있는데 왜 그러냐"고 항의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에 탑승해 승객들에게 시위의 의의를 알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1호선에 탑승해 승객들에게 시위의 의의를 알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서지윤 기자

이번 시위는 물리적 충돌이나 열차 지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오전 8시46분께 기자회견을 마친 전장연 관계자들은 승강장 별로 인원을 10명씩 나눠 이동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안전 방패를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깔아 준 덕에 활동가들은 약 5분 만에 탑승을 마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열차 안에서 "시위로 많은 시민이 불편을 겪는 점은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우리가 출근길 지하철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를 헤아려달라"고 호소했다.

전장연의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는 지난 1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방선거까지 지하철 연착 시위를 유보해달라'는 제안을 수용한 지 약 반년 만에 다시 열렸다. 전장연 측은 시위 재개 배경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권리 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끊임없이 폄하·왜곡하고 있으며, 해고된 중증장애인 노동자 400명의 복직 책임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전장연은 전날 종로구 혜화동로터리 버스정류장에서 '출근길 버스 탑니다' 시위를 벌였다. 비정기적으로 버스 출발을 저지하는 시위는 지난달 2일에도 진행됐으나,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버스탑승 정기시위'는 지난 2004년 이후 22년 만에 열렸다. 전장연은 앞으로 매주 수요일 아침마다 버스 탑승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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