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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600원' 전망도…5차례 구두개입·외화공급 총동원에도 '백약무효'

뉴스1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 및 달러·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2026.7.3 ⓒ 뉴스1 최지환 기자
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종가 및 달러·원 환율이 표시되어 있다2026.7.3 ⓒ 뉴스1 최지환 기자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6.7.3 ⓒ 뉴스1 박정호 기자
서울 중구 명동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2026.7.3 ⓒ 뉴스1 박정호 기자

(세종=뉴스1) 이강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외환당국의 다섯 차례 구두개입과 외화 공급 대책에도 1500원대 고점권에서 좀처럼 내려오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3분기 환율 상단을 1600원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3일 환율이 하루 30원 넘게 급락했지만, 전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3개월 만의 최고 종가를 기록한 데 따른 되돌림 성격이 강해 추세적 하락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과 달러 수급 불균형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환당국은 구두개입과 달러 수급 개선책을 연달아 내놨지만, 환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다.

하루 30.2원 급락에도 1500원대…2일엔 17년여 만의 최고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3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오후 3시 30분 주간 종가보다 11.3원 내린 1544.5원에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30.2원 내린 1525.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 1555.8원까지 오른 환율은 종가 기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5일(1568.0원) 이후 약 17년 3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이날 하락 폭은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하고 종전 논의가 이어지던 4월 8일 33.6원 하락 이후 가장 컸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선고일인 지난해 4월 4일에도 환율은 32.9원 내린 바 있다.

환율 하락에는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가 약해진 영향이 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5만 7000명 증가해 시장 예상치인 11만 5000명을 크게 밑돌았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100.70으로 전날 100.86보다 낮아졌다.

환율은 내렸지만, 여전히 1500원대 중반이다. 미국 통화정책 경로를 둘러싼 불확실성, 외국인 주식 매도, 내국인의 해외투자 확대 등에 따른 달러 수요가 이어지는 만큼 고환율 흐름이 꺾였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 관련 수급이 이날 환율 하락의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고, 미국 고용지표 부진에 따른 달러 약세도 함께 영향을 미쳤다"며 "미국 독립기념일 연휴를 앞두고 외국인 주식 매도와 연계된 커스터디 물량이 많지 않았던 점도 하락 폭을 키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부담금 면제·외화지준부리·NDF 점검까지…당국, 외화 공급 총동원해도 '1500원대'

외환당국은 최근 한 달 사이 다섯 차례 구두개입성 메시지를 냈다. 지난달 4일과 5일, 7일, 8일에 이어 이달 2일 허장 재정경제부 2차관도 "환율이 펀더멘털에서 괴리돼 쏠림이 심화할 경우 즉시 필요한 시장안정조치를 단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시장 안정 메시지와 함께 외화 수급 개선 조치도 연달아 가동했다. 정부는 외환건전성부담금 면제 조치를 연장했고, 한국은행은 외화지급준비금 이자 지급을 통해 금융기관의 외화예금 유치와 외화 유동성 확충을 유도하고 있다.

당국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의 일방향 쏠림 여부도 점검하고 있다.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 역외 시장을 중심으로 투기적 달러 매수세가 확대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주요 수출기업에는 수출대금의 적기 환전을 요청했다. 기업이 해외투자나 원자재 수입 등에 대비해 달러를 보유하는 대신, 국내 환전 수요를 늘려 현물환 시장의 달러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도 같은 맥락이다. 국민연금이 해외투자 과정에서 현물환 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사는 수요를 줄여, 달러·원 환율 상승 압력을 완화하는 장치다.

다만 이들 조치는 금융기관·기업·연기금의 자율적 의사결정과 실제 거래 규모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 당국이 수급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외국인 증권자금 이탈과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동시에 이어질 경우 단기 조치만으로 구조적 달러 수요 쏠림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 매도, 무역흑자 맞먹어"…3분기 상단 1600원 전망도

올해 들어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규모가 누적 무역흑자에 육박하면서, 수출 호조에도 달러·원 환율이 3분기 1600원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위재현 교보증권 선임연구원 해외 패시브 펀드의 리밸런싱 매도가 원화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이 흐름이 이어질 경우 3분기 달러·원 환율 상단을 160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위 선임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6월 말까지 누적 무역수지 흑자는 약 1380억 달러였지만, 같은 기간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금액도 환율 1500원 적용 기준 약 980억 달러에 이른다.

수출로 유입되는 달러가 환율 하락 재료로 작용할 수 있지만, 외국인 주식 매도에 따른 달러 환전 수요가 무역흑자 규모에 버금가는 수준까지 커졌다는 의미다.

다만 1600원은 리밸런싱 매도와 달러 수급 불균형이 장기간 이어진다는 전제 아래 제시된 상단 시나리오다.

위 선임연구원은 수출기업의 국내 투자 확대에 따른 수출대금 환류와 해외투자 배당·이자소득의 국내 유입 등이 중장기적으로 원화 강세 재료가 될 수 있다고도 짚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600원 가능성을 완전히 닫아둘 수는 없지만, 최근에는 관련 자금 유입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단기적으로 환율 하락도 가능하다"며 "당장 1600원 돌파를 예상하기보다 외화 공급 확대에 따른 수급 변화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외환시장 관계자는 "1500원대 환율이 얼마나 이어질지는 외국인 주식 리밸런싱 매도가 이미 마무리됐는지, 하반기에도 계속될지에 달려 있다"며 "시장에서도 이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는 만큼 현시점에서 환율 레벨의 방향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여건에서 1600원까지 오르는 시나리오는 다소 강한 전망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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