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수사정보 미리 받았다"…현직 경찰 장윤기 父, 증거인멸 정황에 경찰청 감찰

서윤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가 지난 5월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소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살인 혐의 등을 받는 장윤기가 지난 5월 광주 서구 서부경찰서에서 검찰소 송치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광주 고등학생 살인사건' 피의자 장윤기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관이 경찰 내부 수사 정보를 미리 전달받아 증거를 없앤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초동수사와 내부 기강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경찰청은 해당 경찰서를 상대로 직접 감찰에 착수하며 진상 규명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5일 한겨레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는 지난 5월 5일 새벽 귀가하던 고등학교 2학년 이채원양을 살해한 장윤기를 살인·살인미수·살인예비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광주지검은 보완수사를 통해 장씨가 성폭행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정황을 확인하고 혐의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으로 변경해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장씨가 범행 당시 자신의 차량 오른쪽 뒷문을 열어둔 채 피해자에게 접근한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검찰은 이를 납치와 성폭행을 염두에 둔 계획범행의 정황으로 보고 오는 13일 재판에서 폐쇄회로(CC)TV 등 관련 증거를 추가 제출할 계획이다.

수사기밀 전달받아 증거 폐기 정황

검찰 보완수사에서는 장씨의 아버지인 장모 경감이 경찰 내부 수사 정보를 전달받아 증거를 인멸한 정황도 드러났다.

장 경감은 범행 직후 광산경찰서 수사팀 관계자로부터 아들의 자취방 주소와 현관문 비밀번호를 전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정보를 건넨 인물은 과거 장 경감과 함께 근무했던 경찰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장 경감은 범행 사흘 뒤인 5월 8일 아들의 원룸을 찾아 훼손된 리얼돌과 매트리스,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 등을 외부로 반출해 폐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장 경감은 임대인에게 남은 물건도 모두 버려달라고 요청했고, 임대인이 경찰에 이를 문의하자 경찰은 "치워도 된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수사팀은 장씨를 체포한 뒤 장 경감에게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미리 알리고, 구속된 아들과 통화까지 연결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차량 반환·증거 미송치…초동수사 부실 논란

초동수사 과정의 부실 대응도 잇따라 확인됐다.

경찰은 범행 당일 장씨를 체포한 뒤 범행에 사용된 차량을 긴급 수색했지만, 압수하지 않은 채 다음 날 장 경감에게 돌려줬다.

장씨의 주거지에서는 리얼돌을 발견하고도 사진과 영상만 촬영한 뒤 압수하지 않았으며, "자택과 차량에서 압수할 증거물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후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리얼돌에서 장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통보받고도 경찰 수사팀이 이를 약 6주 동안 검찰에 송치하지 않은 사실도 확인되면서 증거 관리 부실 논란이 커지고 있다.

경찰청, 수사·감찰 동시 착수

논란이 확산하자 경찰청은 지난 3일 광산경찰서에 감찰관 2명을 파견해 조사에 착수했다.

국가수사본부는 초동수사와 압수수색 과정 전반을 대상으로 수사 감찰을 진행하고 있으며,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은 장 경감이 현직 경찰 신분을 이용해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일반 감찰을 벌이고 있다.

현재 장 경감은 연가를 내고 출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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