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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의 세포들' 양정웅 연출 "세포마을에 유미를 초대하는 느낌"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초연. 샘컴퍼니 제공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초연. 샘컴퍼니 제공
최재림 공연 모습. 샘컴퍼니·스튜디오N 제공. 뉴스1
최재림 공연 모습. 샘컴퍼니·스튜디오N 제공. 뉴스1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초연. 유미로 활약 중인 김예원. 샘컴퍼니 제공
뮤지컬 '유미의 세포들' 초연. 유미로 활약 중인 김예원. 샘컴퍼니 제공
10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 '티켓링크1975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유미의 세포' 제작발표회 겸 기자간담회에서 양정웅 연출이 기획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1
10일 서울 광진구 광나루로 '티켓링크1975씨어터'에서 열린 뮤지컬 '유미의 세포' 제작발표회 겸 기자간담회에서 양정웅 연출이 기획의도를 설명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너는 하나의 우주. 너는 우리의 우주."

32세 직장인 유미(티파니 영·김예원)와 그의 머릿속 세포들이 함께 이 노래를 부르는 순간, 객석에는 잔잔한 울림이 번진다. 네이버웹툰 누적 조회수 35억 뷰를 기록한 이동건 작가의 동명 원작이 드라마를 거쳐 160분 분량의 판타지 로맨스 뮤지컬로 재탄생했다.

창작뮤지컬 '유미의 세포들'은 제작사 샘컴퍼니와 스튜디오N이 초기 기획 단계부터 5년간 협업한 결과, 원작의 정서를 살리면서도 무대예술만의 볼거리와 음악, 독자적인 서사를 갖춘 작품으로 완성됐다.

'전지적 세포 시점'이 만든 무대의 상상력

남자친구 웅이(이은호)의 여사친 새이(박시인·유소리)의 방해로 이별 위기를 맞는 유미의 현실 사건 자체는 지극히 소소하고 일상적이다. 이 때문에 진폭이 큰 극적인 스토리의 뮤지컬을 즐겨 보는 관객이라면, 이야기가 너무 소소하다고 느낄 수 있다.

평범한 일상을 다뤘지만, 뮤지컬 자체는 엉뚱하고 시끌벅적하고 스펙터클하다. 기존 유미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역할과 개성의 세포들을 전면에 내세워 '전지적 세포 시점'의 차별화된 스토리로 스펙터클한 반전을 꾀하기 때문이다. 현실의 감정 변화에 따라 세포마을에서는 대홍수가 예고되고, 재난에 맞서 탐험대가 설산을 오르고 좀비마을로 향하는 역동적인 판타지가 펼쳐진다.

또 다른 차별점은 원작에 없는 견습 세포 '109'(최재림·정택운)의 등장이다. 제작진은 단순히 원작 에피소드를 답습하는 대신 '109 세포'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사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극 중 유미의 프라임 세포 '사랑이'(김소향·유리아)와 견습 세포 109는 유미와 동등한 비중을 지니며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때로는 비장하게 극을 이끌어간다. 관객은 서사가 전개됨에 따라 이 미스터리한 견습 세포가 과연 유미의 무의식 속에 숨어있던 '작가 세포'일지, 혹은 어떤 정체성을 찾아 최종적으로 성장하게 될지 흥미진진하게 추적하게 된다.

2D 웹툰 공간을 입체적인 무대로 구현한 연출도 눈에 띈다. 고민할 때마다 돌아가는 '뇌 맷돌', 마음 상태를 보여주는 '소원 게시판' 등은 LED와 미디어아트를 활용해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특히 2막에서 세포마을에 대홍수가 몰아쳐 온 마을이 물에 잠길 때, 공중에 매달려 절망하는 사랑 세포와 그를 포기하지 않는 109세포의 모습을 담아낸 무대 연출은 기술적으로 환상적이고 아름다우며 극적인 감동을 자아낸다.

25곡의 넘버와 개성 넘치는 세포들의 활약

'너라는 이름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우선순위 쇼', '마이너 마이너 마이너', '응큼파티', '선택해', '나 두려워', '다시 써보는 페이지, 탭탭', '하나의 우주', '유미의 세포들'까지 총 25곡의 넘버가 극을 이끈다.

메이저 세포에 가려졌던 마이너 세포들의 활약은 극의 활력을 더한다. '명탐정 세포' '두려움 세포' '구질구질 세포' 등은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고, '응큼 세포'는 가장 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1막 후반 미러볼 아래 펼쳐지는 '응큼 세포의 섹시 클럽 파티'는 크루 댄스와 EDM 사운드가 어우러지며 공연의 분위기를 한층 끌어올린다.

극 후반 시즌2의 새로운 남자 주인공이 영상통화로 등장하는 장면 역시 객석의 환호를 이끌어낸다.

결국 '나를 사랑하는 이야기'

'유미의 세포들'은 모든 세포가 오직 유미를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보여준다. 내가 나를 가장 미워하고 외롭다고 느끼는 순간조차도, 내 머릿속 세포들은 나를 위해 쉬지 않고 일하며 나를 온전히 사랑해주고 싶어 한다는 당연한 사실이 따뜻한 위로와 깊은 공감을 안기며 나 자신을 더 사랑하자는 다짐을 품게 한다.

티파니 영은 작품 도록에서 "사랑 이야기인 동시에 결국 나를 찾아가는 이야기"라며 "매일의 선택들이 모여 나만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양정웅 연출은 그동안 '파우스트', '맥베스' 등 묵직한 주제의 고전을 주로 무대에 올려왔다. 그는 "사실 비극보다 희극을 더 좋아한다"며 "'한여름 밤의 꿈' 역시 셰익스피어를 동양적으로 풀어낸 로맨틱 코미디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은 세포들의 세계를 먼저 만들고 그곳에 유미를 초대하는 느낌으로 연출했다"며 "유미가 세포마을에 들어오는 순간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는데, 그 장면이 이 작품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흔히 자신을 하나의 모습으로 규정하려 하지만, 한 사람의 내면에도 다양한 모습이 공존한다"며 "그 다양성과 복합성을 작품 전반에 자연스럽게 녹여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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