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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없던 새 넘버 12개... 뮤지컬 겨울왕국은 다르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원작 이어 뮤지컬 음악 작사·작곡
크리스틴 & 로버트 로페즈 부부
"오프닝 곡 20번 넘게 수정해 완성
시각·음악적으로 무대 압도할 것"
대표곡 '렛잇고' 1막 엔딩에 배치
엘사의 감정선 한층 더 풍성해져
내달 13일 샤롯데씨어터 韓초연

호주 '렛 잇 고' 공연 에스앤코 제공
호주 '렛 잇 고' 공연 에스앤코 제공

히트곡 '렛 잇 고'와 엘사의 얼음 궁전, 얼어붙은 아렌델이 한여름 서울 한복판 무대 위에 펼쳐진다. 1000만 관객을 모은 동명 애니메이션을 뮤지컬로 만든 '겨울왕국'이 다음달 13일 한국 초연의 막을 올린다.

샤롯데씨어터 개관 20주년 기념작인 이 작품은 지난 2018년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뉴욕타임스로부터 "브로드웨이 블록버스터의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는 호평을 받았다. 디즈니 역사상 영화 개봉 전 뮤지컬 제작이 확정된 첫 작품으로, '렛 잇 고', '사랑은 열린 문(Love Is an Open Door)' 등 익숙한 넘버에 12곡의 신곡을 더했다.

원작 영화의 작사·작곡도 맡았던 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와 로버트 로페즈 부부는 6일 국내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개봉 전 디즈니가 브로드웨이 무대화를 제안했다"며 "디즈니시어트리컬그룹과 작업하는 것은 늘 버킷리스트였다"고 밝혔다.

로버트 로페즈(앞)·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 에스앤코 제공
로버트 로페즈(앞)·크리스틴 앤더슨-로페즈 에스앤코 제공

■오프닝 넘버, 반전이자 서프라이즈

로페즈 부부는 2014년 '렛 잇 고'와 2018년 '리멤버 미(Remember Me)'로 두 차례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세계적인 음악가다. 부부는 이번 뮤지컬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으로 새로운 오프닝을 꼽았다.

로버트는 "오프닝 넘버는 이번 뮤지컬의 가장 큰 반전이자 서프라이즈"라며 "완성까지 20개가 넘는 버전을 새로 썼다"고 말했다. 그는 "초기에는 원작의 '얼어붙은 심장(Frozen Heart)'을 확장한 어둡고 미스터리한 분위기였지만, 마이클 그랜디지 오리지널 연출의 아이디어로 여러 넘버를 하나의 흐름으로 엮어 음악이 끊기지 않는 연속적인 오프닝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유럽의 첫 장면부터 부모의 죽음, 여러 사건이 쉼 없이 이어지며 모든 에너지가 '태어나서 처음으로(For the First Time in Forever)' 넘버에서 폭발하도록 구성했다"며 "관객에게 압도적인 서사와 시각·음악적 충격을 선사하는 오프닝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창작진 워크숍에서 가장 먼저 결정한 것은 히트곡 '렛 잇 고'의 위치였다. 크리스틴은 "'렛 잇 고'는 반드시 1막 엔딩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그 지점이 뮤지컬 전체를 설계하는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렛 잇 고'는 뮤지컬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변주되며 극의 감정을 끌어올린다. 1막 마지막에 처음 등장한 뒤 2막 초반 새로운 의미를 더해 다시 울려 퍼지고, 마지막에는 피날레를 장식한다. 특히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노래가 끝난 뒤 관객의 박수까지 고려해야 해 뮤지컬만의 엔딩이 필요했다. 로버트는 "무대화 초반 노래는 좋은데 엔딩 마무리가 살짝 아쉽다는 피드백을 들었다"며 "원곡과 다른 전조를 활용해 마치 엘사가 새로운 세계에 도달한 듯한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를 살린 브로드웨이만의 엔딩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엘사·안나 음악으로 차별화

뮤지컬은 영화가 미처 보여주지 못한 엘사의 내면을 새로운 노래로 확장했다. 1막에 대형 솔로곡 '위험한 꿈(Dangerous to Dream)'과 2막의 팝 발라드 '괴물(Monster)'은 엘사의 심리를 깊게 들여다본다. 크리스틴은 "'위험한 꿈'은 꿈꾸기조차 두려운 사람의 이야기이고, '괴물'은 자신의 힘을 두려워하는 엘사의 고뇌를 담은 노래"라며 "엘사를 끝내 붙잡아 주는 것은 동생 안나와 가족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로버트는 "'렛 잇 고'를 1막 마지막으로 옮기면서 엘사가 성을 떠나는 장면을 새롭게 구성해야 했다"며 "'위험한 꿈'은 '렛 잇 고' 피아노 반주의 핵심 멜로디가 숨어 있다. '렛 잇 고'라는 큰 나무에서 새로운 가지가 뻗어 나온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두려움이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을 음악으로 표현했고, 공연에서 압도적인 장면 가운데 하나가 됐다"고 부연했다.

엘사와 안나의 성격 차이도 음악에 그대로 녹였다. 크리스틴은 "엘사는 자연을 비유하며 내면을 들여다보는 인물인 반면, 안나는 사람들과 소통하며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한다"며 "이 차이가 가사와 음악에도 그대로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무대만의 표현 방식도 고민했다. 영화 속 트롤과 스벤, 올라프를 어떻게 살아 움직이는 존재로 만들 것인가도 중요한 과제였다. 크리스틴은 "퍼펫에만 의존하기보다 뮤지컬만의 전통 안에서 캐릭터를 어떻게 생동감 있게 구현할지 끊임없이 논의했다"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했다"고 말했다. 로버트는 "영화를 본 관객 역시 전혀 새로운 '겨울왕국'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겨울왕국'은 제작사 에스앤코가 '알라딘'에 이어 한국 배우들과 선보이는 두 번째 디즈니 뮤지컬이다. 엘사 역에는 정선아·정유지·민경아, 안나 역에는 박진주·홍금비·최지혜가 캐스팅됐으며, 총 47명의 배우가 무대에 오른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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