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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벽 없는 마이데이터, 삶을 이롭게 하다

파이낸셜뉴스
이정운 뱅크샐러드 최고법무책임자
이정운 뱅크샐러드 최고법무책임자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 데이터를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는 제도다. 주인으로서의 통제권은 데이터를 스스로 이동시킬 수 있을 때 비로소 보장된다. 마이데이터의 핵심이 '데이터 이동성'에 있다고 하는 이유다. 마이데이터는 처리자의 벽을 허물고, 데이터가 정보주체의 뜻에 따라 흐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흐르게 된 데이터는 '분야'라는 또 다른 벽을 마주하고 있다. 금융데이터는 금융 분야에서, 의료데이터는 의료 분야에서 주로 활용된다. 기존 분야를 넘어 다른 분야에서 데이터가 활용되는 일이 많지 않다. 데이터는 본래 다면적 성격을 갖고 있어 같은 데이터라도 어떤 맥락에 놓이느냐, 어떤 목적으로 쓰이느냐에 따라 다른 의미와 가치를 만들어낸다.

예컨대 신용카드 결제내역은 금융에선 지출에 관한 정보이지만 건강관리 관점에서는 내가 술을 마시는 지, 담배를 피우는 지, 어제 야식을 먹었는 지 알 수 있고, 규칙적으로 수영장에 다니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의료 영역에서 이런 데이터를 활용하면 환자의 생활습관을 정확히 알 수 있고,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지시를 환자가 잘 이행했는 지도 확인할 수 있다. 금융 데이터가 건강관리를 돕는 것이다.

건강 데이터로 금융의 문제를 풀 수도 있다. 질병보험의 본질은 앞으로 닥칠 건강상 위험에 대비하는 것인데 정작 사람들은 자신에게 언제, 어떤 위험이 닥칠 지 예상하지 못한 채 보장범위를 정하고, 보험에 가입한다. 자신의 데이터로 장래의 건강 위험을 통계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면 합리적 보장 범위를 정할 수 있다. 건강관리를 잘하는 사람들에게는 더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거나 건강 악화로 발생한 의료 채무의 연체를 신용평가에서 제외하는 등 건강에 관한 데이터로 개인의 신용을 합리적으로 평가 및 관리할 수도 있다.

다면적인 데이터가 정보주체에 불리한 방식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있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가 건강 데이터를 활용해 인수 거절이나 보험료 인상의 목적으로 사용할 가능성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 때문에 활용의 기회를 포기하는 것은 '칼이 위험한 도구라고 해서 칼을 사용하지 말자'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마이데이터는 정보주체가 데이터의 이동 여부와 목적을 결정하기 때문에 이동하는 데이터가 정보주체에게 불리하게 활용되는 상황을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다.

관련된 법과 제도도 차근차근 준비되고 있다. 금융과 공공 분야에서 시작된 마이데이터 제도가 개인정보보호법에 근거를 두고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의료와 통신은 물론 교육·고용·부동산·교통·복지 등 삶의 전 영역에서 정보주체가 자신의 데이터를 원하는 곳으로 이동시킬 수 있게 된다. 최근 시행령 개정을 통해 '본인전송요구' 범위가 전 분야로 확대됐다. 이를 통해 데이터가 분야의 벽을 넘어 새로운 가치와 이익을 위해 활용되는 사례가 등장할 것으로 본다. 데이터로 사람들의 삶을 이롭게 만들겠다는 꿈도 곧 이뤄질 것 같다.

이정운 뱅크샐러드 최고법무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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