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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 재무장 위해 4년 동안 국채 1467조원 발행한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스웨덴의 주력 전차인 독일 레오파르트가 트럭에 실려 지난 3월 10일(현지시간) 핀란드와 스웨덴 국경을 넘고 있다. AP 뉴시스
스웨덴의 주력 전차인 독일 레오파르트가 트럭에 실려 지난 3월 10일(현지시간) 핀란드와 스웨덴 국경을 넘고 있다. AP 뉴시스

독일이 국방비 증액을 위해 오는 2030년까지 국채를 8380억유로(약 1467조원) 발행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은 냉전 이후 최대 방위비 지출을 계획하고 있다.

FT는 독일 재무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독일이 내년에 발행할 국채 규모만 2000억유로가 넘는다면서 이는 올해 대비 12.5% 증액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FT에 따르면 독일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4년 동안 시장에서 약 8380억유로를 조달할 계획이다.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의 국가신용등급은 'AAA'로 자금 조달에 유리하다.

이는 빚을 내는 것에 대한 독일의 뿌리 깊은 거부감은 물론이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정부의 건전재정 정책 기조와도 어긋나는 것이다. 독일은 1차 대전 패전 뒤 배상금을 갚느라 막대한 국채를 발행해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은 뒤 빚내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경향이 있다. 이번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면 독일은 1990년대 통일 이후 최대 규모 국채 발행에 나서게 된다.

독일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조달하는 자금 대부분은 방위비로 배정된다. 독일 방위비는 내년 1090억유로에 이르고, 2030년에는 1836억유로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금도 이 안에 포함된다. 내년에 116억유로를 지원할 계획이다.

러시아의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안보 우산을 축소하려 하는 것이 독일을 자극했다.

일본이 재무장하면서 평화 헌법을 수정하려 하는 것처럼 독일은 2차 대전 이후 헌법으로 확립한 정부 재정적자 한도 규정을 방위비에 한해 예외로 하려 하고 있다. 메르츠 총리의 집권 기민당(CDU)이 지난해 총선에서 승리한 뒤 이런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기민당은 방위비 조달을 위한 국채 발행 한도를 사실상 폐기했다.

메르츠 연정에 합류한 사민당과 함께 독일 정부는 낡은 인프라 정비에도 5000억유로를 투입하기로 했다. 다리, 도로, 철도, 병원, 학교, 전력망 등을 현대화한다는 계획이다. 인프라 현대화를 위해 내년에 발행할 국채 규모는 약 550억유로 수준이다.

그러나 국채 발행에 대한 반감이 완전히 수그러든 것은 아니다. 여당인 CDU 내에서도 반발이 나온다. 독일 최장수 총리 앙겔라 메르켈 시절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이 확립한 균형재정 기조인 이른바 '슈바르츠 눌(Schwarze Null)'이 오랫동안 CDU 정책의 뼈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스 클링바일 재무장관은 5일 밤 연설에서 방위비 증액을 위한 국채 발행 필요성을 역설했다. 클링바일 장관은 "슈바르츠 눌로는 푸틴에 맞서 우리 자신을 지킬 수 없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올해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8%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기준에 맞춘 뒤 2029년부터는 이를 GDP 대비 3.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렇지만 정부의 대규모 방위비 지출과 이를 위한 국채 발행 계획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독일 정부 관리들에 따르면 계획이 실행되면 이자 비용이 올해 420억유로에서 2030년 810억유로로 배 가까이 증가한다.

재계를 대변하는 BDI는 이자 비용이 계속 치솟을 것이라면서 이 같은 국채 발행 계획에 대해 우려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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