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삼성전자 -9%, 못 견디고 패닉셀"…오를줄 알면서도 투매했다는 개미들 [개미의 세계]

김희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5% 넘게 급락하면서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2026.7.7 /사진=뉴스1
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장중 5% 넘게 급락하면서 유가증권시장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됐다. 2026.7.7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 직장인 N씨(36)는 7일 하루 종일 심란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주식창을 들여다 볼 때마다 계속 줄어드는 수익률 때문이었다.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유지 중이던 N씨의 계좌는 이번 주 들어 추락을 거듭하며 어느덧 원금까지 깎여나갈 위기에 처했다.

아침만 해도 N씨는 삼성전자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71조원, 영업이익 89조400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 실적을 발표했다는 낭보에 마음이 들떠있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810% 급증한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분석이 이어졌고, N씨는 보유 중인 주식의 급등을 기대하며 주식창을 열었다.

하지만 주가는 호재를 비웃 듯 장중 -9% 넘게 하락했다. 주식 커뮤니티에서도, 단톡방에서도 아우성이 쏟아졌다. "이러다 바닥 찍겠다"는 곡소리에 겁에 질린 N씨는 결국 견디지 못하고 들고 있던 주식을 던져버렸다. 처음 해보는 '패닉셀(Panic Sell·투매)'이었다. N씨는 "어쨌든 팔고 나니 시원섭섭한 기분"이라며 "이러다 오르면 100% 후회하겠지만 원금까지 깎이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했다. 당분간 주식 앱을 들여다보지 않을 생각"이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국장은 왜 미끄러졌나, 증권가가 본 하락의 이유는

이날은 삼성전자 실적발표라는 호재가 예정된 만큼 상승을 예감한 개인 투자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개장 후 상황은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흘러갔다. 코스피는 장중 8% 넘게 급락하며 7400선까지 내려앉았고, 유가증권시장에는 사이드카에 이어 매매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증권가에서는 코스피가 급락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하고 있다. 첫째는 시장의 눈높이가 극단적으로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번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약 84조원)를 웃돌며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지만, 시장이 기대치를 과도하게 선반영했던 탓에 오히려 '어닝 미스'라는 평가도 나온다.

둘째는 외국인의 차익실현이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가 넘는 매물을 팔아치우며 하락을 주도했다. 대형 호재가 마침내 실현되자 외국인을 중심으로 대규모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심리적 위축과 낙폭이 확대됐고, 이를 개인 투자자들이 사들이면서 지수 하방을 지탱했다.

"내가 팔면 오르겠지만"…공포가 이성을 집어삼키는 패닉셀의 늪

장중 내내 이어지는 호가창의 시각적 공포를 견뎌내지 못한 소액 개인 투자자들은 패닉셀의 유혹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이성적인 기업 가치 대신 당장의 주가 폭락 자극에 굴복해 자산을 던지는 '손실 회피' 심리가 발동한 것이다.

N씨는 "머리로는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이 훼손되지 않았으며, 이전과 마찬가지로 놔두면 언젠가는 오른다는 걸 분명히 알고 있었다"라면서도 "'지금 당장 내 원금이 깎여 나간다'는 스트레스가 극심했던 것 같다"라고 투매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패닉셀의 충동이 밀려올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팔고자 하는 이유를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우상향 사이클을 견디는 '투자 체력'이 없는 초보 투자자들의 경우, 당장의 고통에서 도망치기 위해 가장 낮은 가격에 주식을 던지는 '심리적 도피형 패닉셀'에 더 취약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시장 흔들림은 일시적…동요하지 말아야 한다는 증권가 조언

증권가는 시장의 일시적인 흔들림에 동요하기보다, 메모리 사이클의 현 위치를 냉정하게 파악하는 판단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어닝 서프라이즈' 이후 투매가 나왔듯, 역대급 영업이익에 주가의 정점을 우려한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선제적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투자증권 역시 "이번 실적을 기점으로 삼성전자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분기 영업이익을 벌어들이는 기업이 되었으며 과거 약점으로 지적되었던 HBM, 파운드리마저 완벽한 체질 개선을 이루어 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 완벽한 펀더멘털을 갖추어 나가고 있는 한국 메모리 산업에 뚜렷한 이유 없이 발생하고 있는 극심한 변동성은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판단된다"라며 "주가 사이클의 종료 시점은 도래하지 않았으며, 전세계 최고의 반도체 기업들을 보유한 한국 메모리 산업에 대해 적극적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라고 조언했다.

박연주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초 이후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니즈가 커진 가운데 최근 주가 변동성 확대에 따른 일부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과 상장지수펀드(ETF) 수급 우려 등 때문으로 추정된다"라며 "주가 변동성은 지속될 수 있지만 반도체 실적과 사이클이 여전히 견조하다. 반도체 업종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반도체주의 상승 모멘텀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기업)를 포함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분야로 이동하고 있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껄무새'가 되기 싫은데 오늘도 결국 "살 걸, 팔 걸, 버틸 걸…" 주식도, 부동산도, 재테크도 다들 나 빼고 잘만 하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공부해도 어려운 투자의 세계, 손뼉 치며 공감할 [개미의 세계]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페이지를 구독해주세요. 함께 공유하고 싶은 투자 사연이 있는 개미들의 제보도 기다립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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