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조달전략 다시 짠 대형마트…칠레 연어·호주 망고 들여온다

김현지 기자,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환율·물류비 변동에 공격적 대응
신선식품 새 산지 찾고 직소싱도
최근 노르웨이 고등어 가격 뛰자
GS, 국내산 원물 확보한 뒤 가공
이마트, 칠레산 발굴해 물량 대체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수산코너에 노르웨이산 고등어(왼쪽)와 국내산 고등어가 진열돼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수산코너에 노르웨이산 고등어(왼쪽)와 국내산 고등어가 진열돼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조달전략 다시 짠 대형마트…칠레 연어·호주 망고 들여온다

#. 지난 6일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월드타워점 과일 코너. 수입 블루베리 가격표를 유심히 살펴보던 60대 최모씨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옆 진열대에 놓인 국산 생블루베리를 집어 들었다. 최씨는 "수입 블루베리 값이 많이 올랐다"며 "칠레산인데도 이 가격이면 차라리 소포장된 국산 생블루베리를 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1500원대 시대가 고착화되고 중동전쟁 이후 환율·물류비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유통업계 바이어들의 신선식품 조달 전략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가장 저렴한 산지를 찾는 것이 우선이었다면 최근에는 안정적 물량 확보를 할 수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가격'보다 '공급 안정성' 선회

7일 업계에 따르면 환율과 국제 시세, 기후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통업계 바이어들은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공급 지속성, 물류 리드타임, 품질 안정성 등을 함께 고려해 산지를 결정하고 있다.

고환율 대응 방식은 결제 구조를 바꾸는 데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노르웨이산 연어 냉동 원물의 결제 통화를 기존 달러에서 노르웨이 현지 통화인 크로네로 전환했다. 달러 강세에 따른 환율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기존 결제 구조 자체를 바꾸며 가격 변동성을 낮춘 것이다. 이마트는 이와 함께 아일랜드산 소고기와 호주산 칼립소망고를 새롭게 도입하는 등 산지 다변화도 추진해왔다.

고등어는 이 같은 공급망 재편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 품목이다. 고환율과 노르웨이 정부의 어획 쿼터 감축으로 노르웨이산 고등어 가격이 크게 오르자 GS더프레시는 올해 1월 '가시없는 순살고등어' 원물을 노르웨이산에서 국내산으로 전환했다. 기존에는 노르웨이산 원물을 중국에서 가공해 완제품 형태로 들여왔지만 현재는 국내산 원물을 확보한 뒤 해외 협력 공장에서 가공해 국내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조달 구조를 바꿨다.

GS더프레시 정보찬 수산팀 상품기획자(MD)는 "고환율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공급처를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조달 전략을 운영하고 있다"며 "가격뿐 아니라 공급 지속성과 물류 리드타임, 환율 민감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지를 선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도 노르웨이산 대서양 고등어를 대체하기 위해 칠레산 태평양 고등어를 새롭게 발굴해 올해 기존 노르웨이산 물량의 절반가량을 대체할 계획이다. 이마트 수산 바이어는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이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기준 이상의 품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산지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며 "실제 업무에서도 단순히 수입 상품 가격을 비교하기보다 국내 산지와 사전 협의를 확대하고 신규 산지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제통화 변경부터 사전계약까지

대체 산지를 찾기 어려운 품목은 사전 계약과 직소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품목별 특성에 맞춰 조달 전략을 세분화하고 있다. 올해 미국산 소고기 가격 상승에 대응해 호주산 소고기 물량을 전년보다 약 10% 확대했다. 연어는 지난해부터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칠레 지정 양식장을 운영하며 사전계약 방식으로 원물을 확보하고 있다. 또 활랍스터는 지난 5월 캐나다 현지 파트너사와 사전계약을 통해 전년보다 약 20% 늘어난 15만마리를 선점했다.

업계는 환율 자체를 통제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도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산지를 다변화하는 전략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나타나는 공급망 재편은 갑작스러운 대응이라기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환율 대응의 연장선"이라며 "환율과 국제 원자재 가격,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고 산지를 다변화하는 전략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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