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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이 냄새' 그냥 넘기면 안 돼…호흡기에 치명적 [헬스톡]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여름철 에어컨은 더위를 피하는 필수품이지만, 내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곰팡이와 먼지를 실내로 퍼뜨릴 수 있다. 특히 장마철처럼 습도가 높은 시기에는 에어컨 내부에 습기와 오염물이 쌓이기 쉬워 알레르기비염이나 천식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1년 만에 연 에어컨 안에서 벌레까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달 28일 에어컨 청소와 건강 위험에 대해 보도했다. 홍콩의 한 인플루언서가 1년 만에 집 에어컨을 청소했다가 내부에서 먼지와 곰팡이뿐 아니라 개미집, 죽은 벌레, 살아 있는 도마뱀까지 발견했다는 내용이었다.

SCMP는 덥고 습한 환경에서 에어컨 내부가 곰팡이와 세균이 자라기 쉬운 공간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홍콩대 임상면역학 교수이자 홍콩알레르기협회 회장인 필립 리 교수는 더러운 에어컨이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키우고 퍼뜨리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어컨을 켰을 때 퀴퀴한 냄새가 나거나, 바람이 나오는 날개 주변에 검은 얼룩이 보이면 내부 오염을 의심할 수 있다. 필터에 먼지가 두껍게 쌓이면 냉방 효율도 떨어지고, 내부 습기와 먼지가 곰팡이 번식에 유리한 조건을 만든다.

곰팡이 포자, 비염·천식 자극할 수 있어

에어컨 내부 오염이 문제 되는 이유는 바람을 통해 실내 공기와 바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필터와 열교환기, 송풍팬 등에 쌓인 먼지와 곰팡이 포자는 에어컨을 켤 때 실내로 퍼질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곰팡이에 노출되면 코막힘, 인후통, 기침, 쌕쌕거림, 눈 따가움, 피부 발진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천식이 있거나 곰팡이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더 심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면역이 약한 사람이나 만성 폐질환자는 곰팡이 노출에 더 취약할 수 있다.

국내 환경보건종합정보시스템도 실내 곰팡이에 장기간 노출되면 천식이나 알레르기비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 폐 또는 호흡기 감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어린이, 노인, 임산부, 만성폐질환자는 더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은 천식과 관련해 실내 공기오염과 곰팡이 노출이 성인과 어린이의 천식 발생과 관련될 수 있다고 안내한다. 에어컨을 켠 뒤 기침이나 콧물, 눈 가려움, 호흡곤란이 반복되면 단순 냉방병으로만 넘기기보다 실내 환경과 알레르기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최소 1년에 한 번, 습한 집은 더 자주 청소해야

에어컨 청소 주기는 사용 환경에 따라 다르다. SCMP는 에어컨 청소업체 관계자 말을 인용해 전문 청소는 최소 1년에 한 번, 가능하면 1년에 두 번을 목표로 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청소 뒤 5~6개월 정도 지나면 곰팡이 성장이 다시 뚜렷해질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다만 모든 가정에 같은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렵다. 사용 시간이 길고, 집 안 습도가 높고, 반려동물이나 흡연 환경이 있거나, 천식·비염 환자가 있는 집은 더 자주 관리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사용량이 적더라도 냄새가 나거나 물이 고이고, 바람이 약해졌다면 청소 시기를 앞당기는 편이 안전하다.

필터 관리는 기본이다. 필터에 붙은 먼지는 제품 설명서에 따라 분리해 세척하고 완전히 말린 뒤 다시 장착해야 한다. 물기가 남은 상태로 넣으면 오히려 곰팡이가 자라기 쉽다. 에어컨 날개와 겉면도 먼지가 쌓이지 않게 닦아야 한다.

문제는 내부다. 송풍팬이나 열교환기 안쪽에 곰팡이가 퍼졌다면 겉 청소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다. 분해가 필요한 부분은 무리하게 직접 뜯기보다 전문 청소를 맡기는 편이 낫다. 전원을 끄지 않은 상태에서 청소하거나, 내부 전기 부품에 물이 닿으면 감전과 고장 위험이 있다.

냄새·기침 반복되면 실내 습도도 봐야

에어컨 청소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곰팡이는 습기가 있어야 자란다. CDC는 집 안 습도를 가능한 낮게 유지하고, 하루 종일 50%를 넘지 않게 관리하라고 안내한다. 제습기나 에어컨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물이 새는 곳이나 결로가 생기는 곳을 방치하면 곰팡이는 다시 생길 수 있다.

에어컨을 끄기 전 송풍 기능을 일정 시간 사용하는 것도 내부 습기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냉방을 오래 사용하면 내부 열교환기에 물기가 맺히는데, 바로 전원을 끄면 습기가 남을 수 있다. 제품에 자동건조 기능이 있다면 사용하는 편이 좋다.

에어컨을 켤 때마다 냄새가 나고, 가족 중 누군가가 기침이나 재채기, 코막힘을 반복한다면 청소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천식 환자가 있는 집에서는 쌕쌕거림, 가슴 답답함, 숨참이 나타나는지 살펴야 한다.

에어컨은 더위를 막아주지만, 내부가 오염되면 실내 공기를 악화시키는 통로가 될 수 있다. 올여름 에어컨을 자주 켜야 한다면 필터와 내부 상태, 냄새, 실내 습도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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