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視角] 비트코인보다 더 널뛰는 코스피
'5.1%(417p).' 지난달 코스피의 일평균 변동률이다. 올해 4월 2.3%에서 5월 4.1%로 뛰더니 한달 새 5%까지 넘어섰다. 6월의 경우 미국 다우존스(1.2%)의 4배를 웃돌고, 일본 닛케이225(2.1%)의 2배를 훌쩍 넘겼다. 심지어 24시간 거래되는 가상자산 '비트코인(BTC)'의 3.5%보다도 높다. 주식시장이 코인시장보다 변동성 리스크가 높아진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한미일 증시와 비트코인의 일별 고가와 저가 차이를 취합해 산출한 결과다. 특히 지난달 23일에는 코스피가 11.8%(972p)나 출렁였다. 같은 달 비트코인 일중 최대 변동률 6.1%의 두배 수준이다. 지수보다 개별 종목의 등락폭이 훨씬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들이 체감한 충격은 컸다. 그 중심에는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세 등이 직접적 도화선이 됐지만 시장에서는 종목 레버리지가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메커니즘에 주목한다. 실제 당일에만 관련 ETF 16종의 거래대금이 17조8000억원에 달했다. 장 종료 전 10분 동안 이날 거래의 절반가량이 집중됐다. 같은 날 61조4000억원 상당의 코스피 거래대금과 비교하면 30%에 육박하는 규모다. 지난달 ETF 거래대금 상위권 역시 종목 레버리지가 장악하고 있다. 회전율은 100%를 돌파했고, 주춤했던 순자산 총액은 15조원 규모로 다시 불어났다. 장기 투자자금이 아니라 초단타 투자자금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신호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다른 업종과 종목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시장의 온기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 올해 4월 1200선이던 코스닥지수가 최근 700선까지 밀려난 것과 무관치 않다. 또한 종목 레버리지는 기초자산을 추종하지만, 오히려 기초자산 가격을 움직이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여기에다 리밸런싱 물량은 프로그램 매매로 이어져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시장이 하락할수록 종목 레버리지발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쏟아져 낙폭을 심화시킨다. 금융상품이 시장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시장이 금융상품에 끌려다니는 '주객전도' 구조다.
이는 국내에 머무르지 않는다. 한국 시장에서 종목 레버리지 리밸런싱 물량이 급증하면 미국 반도체주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을 함께 편입한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위험 노출을 줄이기 위해 기계적인 매도에 나선다. 국내 상품이 해외 시장 변동성을 자극한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전반적으로 종목 레버리지 등판 한달이 지나면서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애초부터 시가총액 1·2위 종목에 2배 베팅을 허용한 게 적절했는지 의문이 끊이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 비중은 약 55%에 이른다. 미국에서 엔비디아(시총 1위)와 애플(2위)의 종목 레버리지가 거래되고 있지만, 양사의 시총 비중은 14% 정도다. 상품 구조는 같아도 시장의 규모와 체질도 다르다. 도입 당시 내세웠던 명분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려 환율 안정에 기여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정책 효과는 불분명하고 시장 변동성은 한층 커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런데도 당국이 고심 중인 대응방안은 증거금 상향, 투자자 교육 강화 등 부작용을 관리하는 수준에 가깝다. 한국 증시가 선진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상징적 수치 돌파를 넘어 투자자들이 믿고 장기투자할 수 있는 시장의 신뢰다.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 정책에 힘을 쏟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증시가 비트코인보다 더 크게 흔들리고, 일부 레버리지가 시장을 좌우하는 구조가 고착된다면 불신만 자초할 뿐이다. 변동성을 키우고 수급을 왜곡시키는 상품이라면 원점에서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투자자 선택이라는 명분 아래 시장 전체가 투기판으로 변질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 종목 레버리지가 시장의 효율성을 높였는가, 아니면 변동성만 증폭시켰는가. 결론적으로 한국 증시에 필요한가. 이제는 이 질문에 금융당국이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winwin@f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