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5년 만의 한몽 정상회담, 자원개발 협력 강화를
한국 기술과 몽골 자원 결합 '윈윈'
남북 대화 재개 가교 역할도 기대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 이은 순방 일정으로 몽골 울란바타르에 도착해 국빈방문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한국 대통령의 몽골 방문은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대통령에 이어 15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경제교류 확대, 한반도 평화 공조방안 등을 논의하고 양국 관계의 미래 비전을 담은 '한·몽관계의 황금시대' 공동선언도 발표했다.
이번 방문에서 특히 주목할 대목은 몽골이 세계적 자원부국이라는 점이다. 구리·리튬·텅스텐 등 80여종의 광물과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약 16%인 3100만t을 보유한 '기회의 땅'이다. 희토류는 반도체와 군사장비 등에 필수적인 전략자원이다. 중국이 미국의 대중 제재에 맞서 수출통제 카드로 활용할 만큼 전략적 가치가 크다.
몽골의 희토류 매장량은 세계 2위권이다. 구리와 차세대 반도체 소재 몰리브덴 부존량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몽골은 광석을 가공·분리하는 선광기술이 부족해 광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의 기술과 몽골의 자원이 결합하면 '윈윈' 효과를 낼 수 있다.
이 대통령도 몽골 국영통신 몬차메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우수한 광물 자원과 성장 잠재력을 갖춘 몽골과 광물 탐사·개발 기술, 제조혁신 역량을 보유한 한국은 중요한 공급망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도 이번 방문이 희토류 공급망 협력 강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울란바타르에 '한·몽골 희소금속협력센터'를 열고 공동으로 희소금속 고부가가치화 연구를 해 왔다.
양국은 앞으로 식량안보와 황사 대응, 보건·과학기술 협력도 폭넓게 논의한다. 포스코홀딩스 장인화 회장과 몽골 MCS그룹 오드잘르갈 회장 등 양국 기업인 300여명이 참석하는 '한·몽 비즈니스 포럼'도 열렸는데, 에너지·유통·소비재·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 차원 경제협력도 기대된다.
안보 측면에서도 몽골은 동북아와 유럽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몽골은 옛소련에 이은 북한의 두 번째 수교국일 정도로 북한과 오랜 외교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파트너다. 양국 정상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역내 긴장 완화, 신뢰구축 방안과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실현가능한 방안도 논의했다.
한국과 몽골은 1990년 수교 이후 우호관계를 꾸준히 이어왔다. 최근에는 K컬처 확산과 함께 음식·뷰티·생활용품 등 한국 제품 수요도 늘고 있다. 울란바타르에는 CU와 GS25, 이마트 등 국내 유통업체가 800여개 매장을 운영할 정도로 한국 문화가 일상으로 스며들면서 '몽탄'(몽골+동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도 크게 늘고 K팝과 드라마의 인기도 높다. 양국 간 문화적·정서적 유대감도 그만큼 깊다.
이번 방문을 계기로 양국은 문화와 인적 교류를 바탕으로 광산 자원개발 등 상생형 공급망 모델을 구축해 경제협력의 외연을 넓혀야 한다. 동시에 북한과 외교관계를 유지하는 몽골인 만큼 동북아 평화를 위해 한반도 정세를 함께 논의하고 북한과의 대화재개를 위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외교·안보적 협력도 이어가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