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넘쳐난다고? 4년새 기금 85% 증발"… 시도교육감, 교부금 개편에 반대
교육감협의회, 정부 교부금 축소 움직임에 긴급 성명
매년 8.8조 재원 사라져… "2027년부턴 빚내야 할 판"
"단순 산술로 교육 재단 말라"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산정 방식을 경상성장률 연동 방식으로 변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반세기 넘게 유지되어 온 교육재정의 근간을 흔드는 일방적인 시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10일 오전 세종시 협의회 사무국에서 시도교육감 긴급회의를 열고, 현행 내국세 연동 방식과 교부율 20.79%를 반드시 수호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긴급 성명은 이달 중순 예정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앞두고 정부의 개편안에 대한 교육계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기 위해 마련됐다.
협의회는 재정당국이 주장하는 '교육청 곳간이 넘친다'는 프레임에 대해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청의 적립기금은 최근 4년 만에 21조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85.9% 급감한 상태다. 여기에 담배소비세 일몰,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전출, 고교무상교육 부담 전가, 재정분권의 여파까지 더해지면 2027년 이후 매년 최대 8조8000억원의 재원이 추가로 사라질 전망이다. 협의회 측은 당장 2027년부터 부채를 발행해야 할 시도교육청이 한두 곳이 아니라며 심각한 재정 위기를 경고했다.
교육감들은 교육재정을 단순한 재정 효율성의 잣대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협의회는 성명서를 통해 "교직원 인건비, 학교 운영비, 시설 안전·관리비 등 교육비의 상당 부분은 학생 수가 아니라 학교와 학급 단위로 발생하는 고정비용"이라며 현행 교부율 유지를 주장했다. 이어 "병력이 감소한다고 국방비를 단순히 줄일 수 없듯,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 재정 축소의 직접적 근거로 삼는 것은 단순한 산술로 복잡한 교육 현실을 재단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협의회는 정부가 추진 중인 유아교육·고등교육·평생교육 투자 확대 방향 자체는 환영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이는 교부율 20.79%를 허무는 방식이 아니라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 뒷받침돼야 하며, 지방자치단체·교육청·대학이 함께하는 구체적 협력 청사진 위에서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학령인구 감소가 두드러진 지역일수록 재정 여건 악화가 학교 운영의 근간을 흔들고, 결국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회장인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50년 넘게 대한민국 공교육을 지탱해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가 지금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 있다"며, "정부와도 충분히 대화하겠으나, 아이들의 배움과 성장에 필요한 교육재정만큼은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 등 교육 현장 역시 교부금 개편 반대에 한목소리를 내고 있어, 향후 정부의 예산안 및 재정 전략 수립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