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한 달 반 만에 시험대 오른 '2배 ETF'…정책은 흥행, 투자자는 손실 [증시는 왜]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련종목
SK하이닉스(000660), 현대차(005380), 현대차우(005385), 삼성전자(005930), HLB(028300), 리노공업(058470), 에코프로(086520), KB금융(105560), 알테오젠(196170),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원익IPS(240810), 에코프로비엠(247540),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 피에스케이(319660), LG에너지솔루션(373220), SK스퀘어(402340), 코오롱티슈진(950160)

거래 급증했지만 대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20%대 하락
정부 뒤늦게 효과 점검…기존 ETF 자금 이탈·변동성 확대 논란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6월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제공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6월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생각에 잠겨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자본시장 활성화'를 내세워 도입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시행 한 달 반 만에 시험대에 올랐다. 거래는 폭증했지만 투자자 손실은 커졌고 기존 ETF 시장에서는 자금 이탈이 나타났다. 정부는 뒤늦게 정책 효과 점검에 착수했다.

■성적표는 낙제점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상장 이후 이달 10일까지 거래가 가장 활발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4종의 주가는 모두 상장일 종가를 밑돌았다. TIGER 삼성전자 레버리지는 25.8%, KODEX 삼성전자 레버리지는 25.5% 하락했다. TIGER SK하이닉스 레버리지는 22.1%, KODEX SK하이닉스 레버리지는 21.7% 각각 내렸다.

상장가 아래로 밀려났지만 거래는 여전히 활발했다. 7월 평균 거래량은 6월과 비교해 TIGER 삼성전자 레버리지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상품에서 증가했다. KODEX 삼성전자 레버리지는 2.4%, TIGER SK하이닉스 레버리지는 40.9%, KODEX SK하이닉스 레버리지는 62.7% 각각 늘었다. 가격 하락에도 저가 매수와 단기 반등을 노린 거래가 이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레버리지 ETF로 단기 자금이 이동하면서 기존 ETF의 매수 기반이 약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일종목 ETF를 제외한 전체 ETF의 개인 일평균 순매수액은 출시 전인 4월 24일~5월 26일 5519억원에서 출시 첫 주인 5월 27일~6월 2일 1164억원으로 급감했다. 국내 반도체 ETF도 같은 기간 일평균 1717억원 순매수에서 2866억원 순매도로 돌아섰다.

■기초자산도 못 버텼다
레버리지 ETF가 도입된 지난 5월 27일부터 10일까지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상승한 종목은 KB금융과 SK스퀘어,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3개뿐이었다. 삼성전자는 30만7000원에서 28만5000원으로 7.2%, SK하이닉스는 224만3000원에서 218만원으로 2.8% 각각 하락했다. 현대차는 68만1000원에서 45만7500원으로 32.8%, LG에너지솔루션은 38만3500원에서 32만6000원으로 15.0% 각각 내렸다.

코스닥시장의 변동성은 더 컸다. 피에스케이와 원익IPS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은 43.0%, 에코프로는 40.0%, 레인보우로보틱스는 38.0%, 리노공업은 28.0%, 코오롱티슈진은 18.6%, 알테오젠은 16.2% 각각 내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상승폭을 확대하는 상품이지 주가를 끌어올리는 상품은 아니다"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상장 당시보다 주가가 낮아진 만큼 투자 성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달 반 만에 재검토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10일 청와대 브리핑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변동성 확대 우려와 관련해 "새로 도입된 제도이기 때문에 한 달 반 정도 운영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F4(Finance4) 회의에서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필요한 보완이 있다면 점검하고 논의해 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출시 직후부터 자금 쏠림과 변동성 우려가 제기됐지만 정부가 본격적인 점검에 나선 것은 투자자 손실이 현실화된 이후라는 점에서 '사후 대응'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우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간담회에서 "어떻게든 그때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후회를 많이 하고 있다"고 말하며 제도 도입 과정에 대한 아쉬움을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자본시장연구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특성상 리밸런싱 거래가 시장 변동성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산 규모(AUM)가 커질수록 리밸런싱 거래도 함께 증가하는 만큼 향후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시장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1784에서 열린 모험자본 투자 플랫폼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7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1784에서 열린 모험자본 투자 플랫폼 출범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공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자본시장 활성화 #투자자 #시험대 #변동성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