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3국간 '대만해협' 논의 미공개한 외교부..중국 반발우려에 모호성 유지?
[파이낸셜뉴스] 한국, 미국, 일본 3개국이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기간에 대만해협 안보에 대해 협의했던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한미일 3국간에 논의한 대만 문제를 뺀 나머지 협의 내용만 공개하면서 중국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평가다.
12일 외교가에 따르면 대만 해협 인근의 불안정 문제 협의내용 공개 방식을 두고 한국과 미국, 일본 정부 사이에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조현 외교부 장관,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은 지난 7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 계기로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갖고 대만문제를 논의했다.
미 국무부는 한미일 3개국 장관들이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최근 대만 주변에서 빈번해지는 불안정 행위에 우려를 표명했다고 분명히 밝혔다. 또한 양안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한편 무력이나 강압에 의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에 대만해협을 언급하며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를 포함한 지역 정세에 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미일이 긴밀히 연대할 것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반면 우리 외교부는 대만해협이나 양안 등의 문구를 삭제한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나머지 내용만 공개했다. 중국과 외교적 관계 및 파장을 고려한 한국 정부의 '전략적 모호성' 관리 방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대만해협 문제를 미·중 관계에서 넘어서는 안 될 첫 번째 레드라인이자 타협 불가능한 사안으로 규정해왔다. 또한 서방국가들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문구를 넣는 것만으로도 중국은 격렬하게 반발해왔다.
정치권 관계자는 "우리 정부가 중국을 의식해 일부러 대만 언급 내용을 제외했을 가능성이 있지만, 별 다른 이유 없이 빠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만 해협 문제는 북핵 문제와 함께 동아시아 안보에서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고의적으로 배제했을 가능성이 크다.
한미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진 대만해협 문제는 완전히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말에 가진 정상회담에서도 대만해협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다만 당시에는 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간의 정상회담이 이뤄지기 전이었다는 점에서 시기적인 차이가 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후 지난해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서 1차 정상회담, 올해 1월에 베이징에서 2차 정상회담을 갖는 등 관계 개선을 가져왔다. 또한 이재명 정부는 중국 정부의 '원 차이나' 정책에 대한 존중 입장도 함께 유지중이다.
[email protected] 김경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