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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삼전닉스?..."기대감이 너무 앞서 나갔다" [fn 인사이트]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불과 1년 사이에 시장의 상식이 뒤집혔다. 1년 전 원·달러 환율 1300원대도 높게 보였지만, 현재는 1400원대 환율도 낮아 보인다. 1년 전 '코스피 5000'이라는 말이 헛된 주장 같아보였지만, 이제 '코스피 7000'대에 있어도 '하락장'이라고 부른다. 금리도, 환율도, 유가도 과거의 기준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시장은 이를 '뉴노멀'이라 부른다.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인철 프로듀서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이 13일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 본사에서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인철 프로듀서

파이낸셜뉴스가 13일 만난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은 "금융시장 전체가 어마어마한 변화를 겪고 있다"라며 인공지능(AI) 투자 열풍부터 금리 인상 국면, 고착화되는 고환율까지 시장을 관통하는 흐름을 짚었다. 반복된 조언은 명료했다. "쏠림을 경계하고, 긴 호흡으로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잡으라"는 것이다.

"AI, 기대가 앞서갔다"

오건영 단장에게 최근 흔들리는 반도체주에 대해 물었다. 그는 AI라는 혁신 자체에 대해서는 강한 긍정론을 폈다. 다만, 그 기대가 지나치게 앞서 나갔다는 점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AI가 과거와는 다른 큰 혁신이라는 데 저도 동의하지만, 문제는 그걸 모두가 다 동의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완만하게 올라가야 할 것을 먼저 사다 보니 곡선이 뛰어오르는 문제가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융시장이 실물경제보다 너무 빨리 달려갔다가 조정받기를 반복하면서 변동성이 높아지는 게 현재의 모습"이라고 짚었다.

그는 최근 반도체 랠리에서 2006년 원자재 슈퍼사이클의 기시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때처럼 된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지난 2006년 5월 중국의 강력한 성장이 테마가 되면서 원자재를 빨아들였고, 강한 수요 덕에 공급자들이 비싼 값에 물건을 팔았다. 국제유가가 2~3년 전보다 2배 이상 뛰었고, 2008년 전 세계 시가총액 1위가 엑슨모빌이었다"라고 전했다.

이어 "원자재 기업의 마진은 늘었지만, 그 원자재를 사는 기업들은 비용이 높아졌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서 금리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라며 "결국 물가와 금리 상승이 수요 파괴로 이어졌고, 여기에 버냉키로 연준 의장이 바뀌며 '버냉키 쇼크'가 겹쳐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라고 회상했다.

오 단장은 "마이크론 같은 기업이 영업이익을 80%씩 가져가면 그 이익은 반도체 기업에는 좋겠지만 반대편에는 부담 요인이 된다"라며 "반도체 가격이 영원히 오를 수 있다는 생각보다는, 너무 많이 오르는 것에 대한 반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 정도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버냉키가 지난 2006년 6월 기준금리를 5.25%까지 올린 뒤 인상을 멈췄고, 주식시장이 조금씩 회복했다"라며 "오히려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가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한 번 흔들린 뒤 더 강하게 랠리를 펼쳤다"라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명목 성장률 '17%'"

오건영 단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을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된 것 같다"라고 봤다.

특히 그가 주목한 건 신현송 한은 총재의 '명목 성장률' 언급이었다. 오 단장은 "개인적으로 놀랐다"라며 "올해 실질 성장률이 3% 수준인데, 여기에 물가를 더한 명목 성장률은 거의 7%에 가까워진지고, 전년 대비 13% 뛴 수출물가까지 계산하면 명목 성장률이 17%가 넘어 1970년대 이후 50년 만에 가장 높다"라고 짚었다.

오 단장은 "명목 성장률을 보자는 건 우리나라 성장률이 생각보다 단단하다는 의미이고, 이는 금리를 한 번이 아니라 몇 번 올려도 버틸 수 있다는 뜻이 될 수 있다"라며 "채권시장에서 놀라움으로 작용해 10년물 국채금리가 4.2%까지 올라와 쉽사리 내려가지 못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환율과의 연결고리도 언급했다. 그는 "경상수지 흑자가 기록적인데 환율이 안 내려오는 건 독특한 케이스"라며 "미국 기준금리 3.5%, 우리 2.5%의 금리차가 환율을 밀어올린 이유 중 하나인 만큼, 한은이 금리를 올려서라도 환율을 잡겠다는 의지가 조금은 담겨 있는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 컨센서스를 "올해 두 차례, 내년 한두 차례 정도의 인상"으로 정리하며 "그러면 2.5%인 기준금리가 3.5%까지 올라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국이 예상보다 많이 올려 금리차가 다시 벌어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라며 "우리 통화정책과 상대국 정책을 듀얼로 봐야 하는 복잡한 방정식"이라고 덧붙였다.

높아진 환율에 대해, 시장에서 '적정 환율'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고환율이 장기간 유지되면 사람들의 적정 환율 인식이 올라가고, 결국 환율의 바닥이 올라오면서 고환율이 고착화된다"라고 설명했다.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오른쪽)이 13일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인철 프로듀서
오건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오른쪽)이 13일 서울 서초구 파이낸셜뉴스 본사에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최인철 프로듀서

"멀미 날 땐 멀리 봐야"

오건영 단장은 뉴노멀 시대의 투자자를 향한 조언을 어린 시절의 경험으로 갈음했다. 그는 "어렸을 때 멀미를 많이 했는데, 멀리 바라보면 차의 떨림을 덜 느껴 멀미가 덜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라며 "눈앞만 보면 예민한 사람은 흔들림을 크게 느낀다"라고 말했다.
그는 "주가도, 환율도, 금리도 역대급 변동성을 보이고 과거에 보지 못했던 상관관계가 나타나는 시기"라며 "이럴 때일수록 하나하나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기보다, 조금 긴 호흡에서 포트폴리오를 밸런스 있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오 단장은 마지막으로 '쏠림'을 경계했다. 그는 "요즘 투자자들이 점점 한쪽으로 쏠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라며 "한쪽 비중을 조금 더 높이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게 영원할 수는 없고, 중간중간 험로가 존재할 수 있는 만큼 밸런스를 맞춰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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