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보다 배경"…스즈키 토시오가 제주 전시서 되새긴 미야자키 어록
【제주=정명진 기자】 스튜디오 지브리의 산증인 스즈키 토시오 프로듀서 겸 회장은 제주를 찾아 47년에 걸친 한일 애니메이션 인연을 회고했다.
스즈키 회장은 지난 11일 가수 성시경이 사회를 맡은 스페셜 토크에서 전시를 둘러본 소감을 밝히며 "정 회장님과 만난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일이었다"고 인연에 대해 강조했다.
그러면서 두 사람의 인연을 이어준 인물로 고(故) 오가타 히데오 씨를 언급했다. 오가타 씨는 스즈키 프로듀서가 과거 출판사에서 근무하던 시절의 상사로, 정 회장을 소개해 준 장본인이다. 스즈키 회장은 "안타깝게도 오가타 씨는 세상을 떠났지만, 오늘 이 전시를 봤다면 마음 깊이 기뻐했을 것"이라며 애틋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대원미디어의 전신인 대원동화가 1977년 설립됐고, 지브리 대표작을 다수 소개한 잡지 '아니메쥬(Animage)'가 1978년 창간된 점을 언급하며 "거의 같은 시기"라고 짚었다. 이어 "그 무렵부터 오가타 씨를 통해 정 회장님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며 "이후 정 회장님이 스튜디오 지브리를 한국에서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이벤트로 대대적으로 소개해 줬다"고 감사를 전했다. 스즈키 회장은 "일이라는 것은 결국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가수 성시경이 스즈키 회장에게 일본 지브리 전시와의 차이점을 묻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강조해온 '배경'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캐릭터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배경이다. 배경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캐릭터가 살아나지 않는다는 뜻"이라며 "이번 전시에서 특히 '모노노케 히메'의 배경이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스튜디오 지브리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3년, 제75회 아카데미)과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2024년, 제96회 아카데미)로 오스카 상을 두 번 수상하면서 수상작 중 최초의 2D 및 비영어권 애니메이션이라는 기록도 함께 세웠다.
스즈키 회장은 "지브리 작품의 테마는 저희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변해가는 흐름 속에서 던져지는 질문을 구체화하는 것"이라며 "살아있다 보면 즐거운 일도 있다는 것, 아마 이 메시지를 담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라는 다르지만 한국도 일본도 형제 같은 사이이기에 지브리는 틀림없이 사랑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스즈키 회장은 오랜 파트너인 대원미디어에 대해 "회사든 무엇이든 그곳에 있는 건 결국 사람"이라며 "서로 궁합이 맞을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대원미디어와는 좋은 궁합을 이어왔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주 자연 속에서 스튜디오 지브리의 세계관을 체험할 수 있는 '스튜디오 지브리展 in Jeju'가 지난 11일 제주동화마을에서 공식 개막했다.
pompom@f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