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장기기억 잡아라…SK하이닉스, 낸드 성장축 키운다
HBM 이어 차세대 성장축으로 낸드 육성
기업용 SSD·HBF 기반 AI 메모리 고도화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인공지능(AI) 시대 핵심 저장장치로 떠오르는 낸드플래시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시장이 학습 중심에서 실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추론' 단계로 빠르게 전환되면서 대규모 데이터를 장기간 저장·관리하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와 차세대 낸드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AI 인프라 확대와 함께 낸드플래시가 HBM에 이은 차세대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관련 기술 개발과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반복적으로 저장·호출하는 추론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고성능·고용량 스토리지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지난 1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AI 시대에는 낸드플래시의 중요성이 지금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D램을 사람이 잠시 정보를 기억하는 '단기 기억', 낸드플래시를 오랫동안 정보를 저장하는 '장기 기억'에 비유했다. AI 경쟁력이 연산 성능뿐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저장·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도 AI 추론 서비스가 확대될수록 서버 내 저장장치 역할이 한층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AI는 답변 생성 과정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읽고 저장하는 만큼 저장장치의 성능과 효율이 데이터센터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맞춰 성능과 전송속도, 저장용량을 모두 끌어올린 차세대 AI 스토리지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높인 고성능 기업용 SSD를 비롯해 HBM과 SSD의 성능 격차를 줄이는 차세대 메모리 계층인 고대역폭플래시(HBF), 고용량 쿼드러플레벨셀(QLC) 기반 SSD 등을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HBF는 HBM과 SSD 사이에서 데이터를 더욱 빠르게 전달하는 차세대 메모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초고속 연산을 담당하는 HBM과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하는 SSD를 효율적으로 연결해 AI 추론 성능을 높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기업들과 함께 HBF 표준화 작업에도 참여하며 차세대 AI 메모리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에 발맞춰 SK하이닉스는 오는 2028년 완공 목표로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파예트에 HBM 첨단 패키징 및 연구개발(R&D) 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을 중심으로 기업용 SSD와 낸드플래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AI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AI 인프라 투자가 확대될수록 기업용 SSD를 중심으로 낸드 시장도 중장기 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글로벌 낸드 시장 규모가 지난해 약 110조원에서 올해 약 545조원으로 확대되고 내년에는 약 74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