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제값보다 더 주고 샀다고? 변동장 가격 왜곡 주의보
상장지수상품 괴리율 공시 급증
이달 들어서만 ETF·ETN 661건
LP가 매수·매도 호가 내놓지만
지수 출렁일땐 구조적으로 한계
"동시호가 시간대에 거래 자제를"
글로벌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 장세를 이어가면서 상장지수상품(ETP) 시장에서 가격 왜곡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ETP 가격이 실제 가치를 그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괴리율 공시가 지난달에 이어 이달도 최대치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9거래일간 상장지수펀드(ETF)와 상장지수증권(ETN) 괴리율 초과 발생 공시 건수는 총 661건으로 집계됐다. ETF가 380건, ETN이 281건이었다.
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달에 근접한 수준이다. 지난달 1~13일 9거래일간 ETF와 ETN 괴리율 공시 건수는 각각 443건, 230건으로 총 673건을 기록했다. 지난달 월간 기준으로는 ETF가 1299건, ETN이 559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 1~2월만 해도 ETF·ETN 괴리율 공시 건수는 500~600건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중동전쟁 발발로 변동성이 확대되자 괴리율 공시는 1149건으로 불어났다. 이후 주춤하는 듯했지만, 지난달부터 극심한 변동성과 함께 다시금 늘어나는 추세다.
괴리율은 ETP의 시장가격과 실제가치의 차이를 의미하는 지표다. 국내형 ETF·ETN은 괴리율이 1%를 넘길 경우, 해외형은 2% 초과시 공시해야 한다.
괴리율이 확대되면 투자자들은 실제 가치보다 비싸게 사거나, 낮은 가격에 매도할 가능성이 커진다. 괴리율이 양(+)이면 ETF·ETN 가격이 실제 가치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는 의미이고, 반대로 음(-)이면 가격이 낮게 형성됐다는 뜻이다.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는 ETF와 ETN이 적정가격에 거래될 수 있도록 매수·매도 호가를 지속적으로 제시하며 시장가격과 순자산가치간 격차를 줄인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 호가 제시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주로 시차, 환율 등으로 인해 해외 투자형 상품의 괴리율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증시 전반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는 물론 국내 상품도 괴리율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LP 관리 강화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서 괴리율을 좁히는 데는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다"며 "괴리율이 높아지는 동시호가 시간대에 거래를 자제하는 등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고점 경계감 속 금리인상 전망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위축,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이 맞물리면서 당분간 변동성 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 조정이 펀더멘털이 악화된 것으로 보기 어렵지만, 쏠림이 주가 변동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증시가 반도체 등 소수 업체들과 산업을 중심으로 급등하는 과정에서 하방 위험도 더 높아졌다"고 봤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는 빅테크가 천문학적 규모의 자본 지출을 지속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시장금리의 향배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