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업당일 통보 받은 입점업체들 "보증금은 받을 수 있겠나" [홈플러스 파산 수순]
예고 없이 영업 중단되자 대혼란
입점업체들 당장 6월 정산금 걱정
"상인들 위한 대책 논의도 없어"
문닫은 마트앞에서 폐점세일도
평소대로 장보러 온 손님도 당황
13일 오전 서울 관악구 홈플러스 남현점. 홈플러스의 임시휴업 사실을 모르고 아침 일찍부터 장을 보러 온 고객들이 매장 입구로 몰려들었다. 장보기용 캐리어를 끌고 온 고객부터 차를 몰고 온 가족 단위 고객까지 평소처럼 매장을 찾았다. 하지만 지하 대형마트로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은 직원들에 의해 막힌 상태였다. 마트 직원들은 "대형마트 매장은 이용할 수 없다"고 안내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갑작스러운 휴업, 직원들 '당황'
홈플러스가 운영자금 고갈을 이유로 이날 갑작스러운 휴업에 들어가면서 현장 곳곳에서는 혼선이 빚어졌다. 홈플러스는 이날 오전 10시 보도자료를 통해 휴업 방침을 공식 발표했다. 하지만 입점업체는 물론 매장 직원들도 사전에 공유받지 못한 채 정상 영업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개장 시간에 맞춰 장을 보러 온 고객들은 빈손으로 돌아서야 했다. 입점업체들은 정산금과 보증금 회수 여부를 걱정하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고객들은 매장 앞에서 "허탕쳤다" "화장실도 다 막아놨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남현점은 관악·서초·동작 3개구 일대의 대형마트 수요가 모이는 생활 거점으로 꼽힌다. 봉천동 주민인 60대 박모씨는 "주변에 큰 마트가 없어 앞으로 어디서 장을 봐야 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40대 엄모씨도 "최근까지 이용하던 곳인데 없어지면 서운할 것 같다"며 "전통시장이나 코스트코, 이커머스 등으로 대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입점업체의 불안감은 더 컸다. 남현점에서 7~8년간 영업했다는 60대 입주업체 사장은 "휴업 사실을 오늘 출근하고 나서야 직원에게 전해 들어 황당하다"며 "보증금과 6월 정산금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홈플러스가 회생신청을 한 이후 고객이 많이 줄었다"며 "여기 매장을 닫으면 같은 동종업계 사업은 다시 하지 않을 것 같다"고 답답해했다.
■"누구도 우리 신경 안 써" 상인 분통
이날 오후 찾은 서울 영등포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영등포점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마트 문은 닫혀 있었지만 휴업 사실을 모르고 찾은 고객들이 입구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인근 주민인 70대 심모씨는 "20년 넘게 마트 근처에 살았다"며 "오늘 아침 매장을 열기 전부터 장을 보려는 사람들이 몰렸는데, 오픈하고 10분 정도 지나서야 갑자기 휴업한다고 나가라고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민 박모씨는 "동네 사람들은 이곳이 없으면 생활에 큰 불편을 겪을 것"이라며 "어떻게 해서든 살려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문 닫은 마트 앞에서 홀로 매대를 놓고 폐점 세일을 진행하는 협력업체도 목격됐다. 업체 운영자 박모씨는 "오늘 멀쩡히 출근했는데 갑자기 휴업 통보를 받았다"며 "생물 상품을 준비해둔 상태라 빨리 처리해야 해서 폐점세일을 하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지난 4월분부터 대금 정산을 받지 못했다"며 "사실상 협력업체들은 못 받을 수 있다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등포점에서 의류 매장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3년째 이곳에서 장사 중인데 작년부터 매달 매출이 1000만원씩 줄어 1년간 약 1억원이 감소했다"며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자는 마음이었는데 갑자기 휴업한다니 황망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장 실업자가 되게 생겼는데 어디에서도 입점 상인들에 대한 대책은 논의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