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초진 처방 제한, OECD 주요국선 없었다"
원산협 "정책 유연성 확보 필요" 강조해
미국·독일·덴마크 등 6개국 "초진 제한無"
OECD "디지털헬스 정책 핵심 정책적 유연성"
[파이낸셜뉴스] 오는 12월 개정 의료법 시행을 앞두고 비대면진료 하위법령 제정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가 검토 중인 일부 규제가 해외 주요국의 운영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코리아스타트업포럼 원격의료산업협의회(원산협)는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인 미국, 호주, 뉴질랜드,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 6개국의 정부 기관과 비대면진료 플랫폼, OECD 사무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상 국가들은 비대면 초진이라는 이유만으로 처방일수를 일률적으로 제한하거나 특정 의약품 처방을 금지하는 제도를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대면진료 후 의약품 배송 역시 환자의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산협은 이번 조사를 위해 각국 정부와 관련 기관에 직접 질의했으며, 현재 국내에서 검토 중인 △비대면 초진 처방일수 제한 △특정 의약품 초진 처방 금지 △의약품 대면 수령 원칙 등 주요 쟁점을 중심으로 비교 분석을 진행했다.
처방일수와 관련해서는 조사 대상 6개국 모두 행정적으로 일수를 제한하지 않고 의료인의 전문적인 임상 판단에 맡기고 있었다.
미국 비대면진료협회(ATA)는 처방일수는 비대면 여부가 아니라 의료진의 임상적 판단과 의무기록을 바탕으로 결정된다고 설명했으며, 덴마크 역시 대면진료와 동일한 진료 기준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나라는 비대면 초진 환자의 처방 기간을 최대 7일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처방 의약품에 대해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조사 대상국들은 비대면 초진이라는 이유만으로 특정 의약품을 원천적으로 제한하지 않았으며, 마약류 등 고위험 의약품에 대해서만 대면·비대면 구분 없이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었다.
독일의 디지털헬스 플랫폼 독토립은 마약류를 제외한 대부분 의약품은 초진 여부와 관계없이 비대면 처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고, 뉴질랜드 보건부도 별도의 초진 처방 제한 없이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처방이 이뤄진다고 답변했다.
의약품 배송 역시 해외와 국내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조사 대상 6개국은 모두 비대면진료 이후 의약품 배송을 허용하고 있었으며, 미국은 배송 자체를 제한하기보다 배송 방식에 대한 관리 기준을 적용하고, 호주도 비대면 조제 및 배송을 제도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국내에서는 의료취약계층을 제외하면 의약품 배송이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원산협은 이번 조사 과정에서 OECD 사무국 보건 부문과도 화상 면담을 진행했다. OECD 측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헬스 기술이 빠르게 의료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원산협은 주요 OECD 국가들이 행정적인 획일 규제보다 의료인의 임상적 판단과 의약품 위험도에 기반한 리스크 중심 방식으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슬 원산협 공동회장은 "정부가 규제 합리화와 국민 건강 증진을 정책 기조로 제시하고 있는 만큼 비대면진료 하위법령도 해외 사례와 축적된 현장 데이터를 충분히 반영해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을 위해 다양한 의견 수렴과 종합적인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선재원 공동회장은 "디지털헬스 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맞는 유연한 정책과 규제 체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