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물 온라인 경매 시대… 유통비 줄이고 투명성 높인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유통혁신'
모바일·태블릿으로 경매 참여
농가, 판로 확보·운송비 절감
중도매인, 합리적 가격 낙찰
도매시장,인력·공간 효율화
장거리 이동 줄여 질병 차단
도심 내 물류 단계 대폭 축소
축산물품질평가원(축평원)이 모바일 터치 한 번으로 경매에 참여하는 '축산물 온라인 경매'를 추진하고 있다. 축산물 도매시장에 온라인 경매 인프라가 도입될 경우 농가는 인근 도축장 출하만으로 전국 판로를 구축할 수 있다. 중도매인은 현장 방문 없이 합리적인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어 축산물 유통 비용이 줄어들 전망이다.
14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그동안 국내 축산물 경매는 살아 있는 가축이나 도축된 고기 덩어리(지육)를 도매시장까지 직접 이동시켜야 하는 '상물(商物)일치형' 구조였다. 이는 물류 비용 증가와 품질 저하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가축 질병 발생 시 수급이 불안정해지는 고질적인 취약점이 있었다.
축평원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실물 대신 화상 정보와 데이터를 중심으로 거래하는 '축산물 온라인 경매'를 도입하고 있다. 실물을 경매장까지 직접 옮기지 않고 거래하기 때문에 '상물분리'라 불리기도 한다. 이런 방식을 통하면 물리적인 장거리 이동에 따른 물류 부담을 줄이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같은 가축 질병 확산 리스크를 차단할 수 있다.
축평원이 추진 중인 온라인 경매 시스템은 소·돼지 지육 경매와 부분육 경매 두 가지로 구분된다. 단순한 화상 거래를 넘어 현장 물류 체계까지 반영해 운영되는 게 특징이다. 뼈와 살이 붙은 원물 상태인 지육 경매는 도축과 등급 판정이 완료되는 즉시 고화질 영상과 정밀 데이터가 시스템에 전송된다. 중도매인 등이 모바일이나 태블릿으로 실시간 응찰해 낙찰받으면 고기는 도매시장을 거치지 않고 현장에서 바로 가공 단계로 넘어가는 방식이다.
부위별 포장 거래인 소 부분육 경매는 상품화 과정이 추가된다. 도축된 고기를 부위별로 나눠 진공 포장한 뒤 무게와 사진 등 상품 정보를 시스템에 등록하는 방식이다. 이 단계에서는 중도매인뿐만 아니라 실제 수요자인 식육판매업체와 유통업체까지 폭넓게 입찰에 참여하며 낙찰된 고기는 냉장·냉동 차량으로 구매자에게 직배송된다.
축평원의 온라인 경매 시스템 도입은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농가는 인근 도축장 출하만으로도 전국 도매시장 상장이 가능해져 판로 확충과 운송 비용 절감을 동시에 이룰 수 있다. 중도매인 역시 현장 방문 없이 객관적인 품질 데이터에 기반해 합리적인 가격에 안심하고 고기를 구매할 수 있어 편의성이 높아진다. 도매시장 역시 인력과 공간 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축평원은 농협 나주를 시작으로 협신식품, 도드람 안성, 부경축공, 제주축공 등 온라인 경매 인프라를 꾸준히 마련해 왔다. 올해는 기존 경기권(협신식품)에 머물렀던 소 부분육 온라인 경매 인프라를 영남권(창녕축공)과 충청권(포크빌축공)으로 넓힐 계획이다.
특히 올해 거점 확장의 핵심인 '원격지 상장 경매'는 산지의 도축장과 다른 지역의 도매시장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모델이다. 올 하반기부터 경북 영천의 '삼세(도축)'와 경남 창녕의 '창녕축공(경매)'을 연계한 돼지 원격 경매가 가동될 예정이다. 삼세에서 돼지를 도축한 뒤 스마트폰 기반 촬영 장치로 수집한 영상과 등급 판정 데이터(도체중, 등지방 두께 등)를 전송하면 창녕 중도매인들이 비대면으로 응찰하는 구조다. 낙찰된 고기가 창녕 공판장으로 이동하는 불필요한 과정 없이 영천에서 즉시 포장·가공돼 구매자에게 제공되므로 도심 내 물류 단계가 대폭 축소된다.
축산물 온라인 경매는 정부의 '축산물 유통구조 개선'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박수진 축평원장은 "축산물 온라인 경매는 유통 단계의 거품을 걷어내고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 혁신 과정"이라며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과 현장 중심의 시스템 고도화를 통해 농가와 중도매인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현장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