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바닥은 왔는데 살 돈이 없다"…27조 빠진 예탁금, 코스피 반등 막나 [증시는 왜]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관련종목
SK하이닉스(000660), 삼성전자(005930)

코로나19 이후 최대 낙폭에도 신규 자금 유입 실종
예탁금 한 달 새 27조원 감소…반도체 급락에 투자심리 위축
증권가 "가격보다 수급이 문제…반등까지 시간 필요"

코스피가 오르락내리락 극심한 변동성 끝에 소폭 상승 마감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49.90p(0.73%) 오른 6856.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제공
코스피가 오르락내리락 극심한 변동성 끝에 소폭 상승 마감한 1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49.90p(0.73%) 오른 6856.83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가 코로나19 이후 최대 수준의 조정을 받으며 가격 부담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시장을 다시 끌어올릴 신규 자금은 빠르게 줄었다. 투자자예탁금이 최근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27조원 넘게 감소하면서 증권가에서는 "가격보다 수급이 더 큰 문제"라는 진단이 나온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코스피가 9000선 밑으로 떨어진 지난 6월 23일 136조8313억원에서 7월 13일 109조115억원으로 약 27조8198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000선까지 급락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증시 대기자금도 빠르게 줄어들었다.

투자자예탁금은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자금이다. 예탁금이 감소한다는 것은 신규 매수 대기자금이 줄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처럼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는 반등을 뒷받침할 실탄이 부족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최근 예탁금은 비교적 짧은 시기에 계단식 감소세를 나타냈다. 지난 1일 120조836억원이던 예탁금은 3일 118조2594억원으로 줄었고, 이후 6일 112조2082억원, 8일 110조8744억원, 10일 105조5758억원까지 감소했다. 급락 과정에서 일시적인 저가매수 움직임이 나타났지만 예탁금 감소세는 이어지며 대기자금은 좀처럼 회복되지 못했다.

반면 주가 하락 폭만 놓고 보면 이미 역사적 약세장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고점 대비 약 40%, 코스피는 약 27% 하락해 코로나19 이후 주요 조정 국면에 버금가는 낙폭을 기록했다"며 "시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지금보다 더 크게 하락하기는 쉽지 않은 구간"이라고 분석했다.

허 연구원은 또 "주가가 더 이상 하락하지 않더라도 신규 투자 자금은 쉽게 들어오기 어려운 환경"이라며 "현재와 같은 높은 변동성에서는 은퇴자금 등 장기 투자자금이 국내보다 해외 시장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는 최근 하루 거래대금이 50조원 안팎에 달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거래대금만 24~25조원을 차지했다. 두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거래대금이 하루 15조원에 육박한 날도 있었다. 특정 종목으로 자금이 과도하게 쏠린 뒤 급격히 이탈하면서 시장 전체 수급 균형도 흔들렸다는 평가다.

허 연구원은 "주가 하락만 보면 과도하지만 수급 균형이 훼손됐다"며 "주가가 재상승하기까지는 에너지를 비축하는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 하락이 멈추더라도 투자자들에게는 상당히 힘든 구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국내 증시 #코로나19 #SK하이닉스 #코스피 #투자 자금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