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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웃음 치냐? 혼인신고 취소해라"...이수지가 꼬집은 9급 공무원의 눈물

문영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9급 공무원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수지 /사진=유튜브 채널 '핫이슈지'
9급 공무원 캐릭터를 연기하는 이수지 /사진=유튜브 채널 '핫이슈지'
사진=이수지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
사진=이수지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

[파이낸셜뉴스] 코미디언 이수지가 악성 민원과 박봉, 낡은 조직 문화에 시달리는 1년 차 새내기 공무원으로 변신해 폭발적인 공감을 얻고 있다. 이른바 '철밥통'이라는 고정관념 이면에 숨겨진 일선 공무원들의 고단하고 처절한 현실을 뼈 있는 코미디로 완벽하게 고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는 '공무원 김지영 씨의 철밥통 지키기'라는 제목의 10분짜리 페이크 다큐멘터리 영상이 게재됐다. 유치원 교사, 간호사의 애환을 다뤘던 '진짜 극한직업' 시리즈의 세 번째 에피소드다.

영상은 1년 차 공무원 김지영 씨의 출근길로 시작된다. 업무 시작 전부터 다짜고짜 서류 발급을 요구하는 한 민원인은 아직 시간이 아니라는 안내에 "앉아 있는 김에 해주면 되지 않느냐", "일도 안 할 거면 뭐 하러 앉아있냐"며 폭언을 쏟아낸다.

황당한 민원은 쉴 새 없이 이어진다. 혼인신고를 하러 온 예비부부는 "결혼하는데 축하도 안 해 주냐"고 화를 내더니, 막상 김씨가 남편의 인상을 칭찬하며 진심으로 축하를 건네자 예비 신부가 "왜 눈웃음을 치냐"며 돌연 혼인신고를 취소해 달라고 억지를 부린다.

김씨가 현장 취소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하자 "당장 윗사람을 불러오라"고 적반하장으로 소리친다. 심지어 버스 노선을 묻거나 프로필 사진을 골라달라는 등 업무와 무관한 질문도 빗발친다.

"테이크아웃 커피 마셨다고 민원"...박봉과 낡은 문화

화려한 공무원의 겉모습과 달리 경제적 현실은 팍팍했다. 김씨는 외식비가 아까워 직접 싼 부실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때우면서도 "나라 밥이니 감사히 먹는다"고 자조한다. 초과근무를 많이 한 덕에 내일은 계란 프라이를 추가해 먹을 수 있다며 기뻐하지만, 통장에 찍힌 월급은 200만 원 남짓에 불과했다.

'국민의 머슴'을 강요하는 시선도 꼬집었다. 김씨는 "과거 승진 기념으로 테이크아웃 커피를 마셨다가 '공무원이 무슨 세금으로 커피를 마시냐'는 민원을 받은 뒤로는 눈치가 보여 사무실에서 인스턴트 커피만 타 마신다"는 씁쓸한 사연을 전한다. 직장 상사인 팀장은 김씨의 반바지 차림을 두고 "공무원이 시원하게 입었냐. 워터밤에 왔냐"며 시대착오적인 핀잔을 주기도 한다.

최근 지자체마다 불고 있는 '유튜브 열풍'의 부작용도 고스란히 담겼다. 팀장은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성공시킨 '충주맨'을 언급하며, 1년 차인 김씨에게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기관 홍보 영상 제작을 통째로 떠넘긴다. MZ세대라는 이유로 기획, 촬영, 편집에 홀로 랩과 춤까지 추며 홍보 영상을 만드는 김씨의 모습 위로 "행정법이 아니라 춤 연습을 해둘 걸 그랬다. 그래도 연금을 위해 오늘도 버틴다"는 내레이션이 흐른다.

해당 영상은 일선 공무원들의 '웃픈(웃기고 슬픈)' 현실을 정확히 짚어내며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69만 회, 댓글 2200개를 돌파했다.

특히 실제 공직 생활을 경험한 누리꾼들의 생생한 증언이 줄을 잇고 있다. 자신을 현직 공무원이라 밝힌 누리꾼들은 "영상은 완벽한 순한 맛이다. 현실은 훨씬 더 심하다", "사무실에서 직원들끼리 수박 먹는데 자기한테 안 나눠줬다고 민원 넣은 사람도 실제로 있었다", "혼인신고 축하 안 해줬다고 국민신문고에 찌르는 건 실화 바탕이다"라며 깊은 공감을 표했다.

일반 누리꾼들 역시 "공무원도 똑같이 세금 내는 국민인데 '내 세금 타령' 하며 갑질하는 문화는 사라져야 한다", "우리 모두 누군가의 돈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인데 어설픈 갑질은 하지 말자", "공무원들의 진짜 현실을 다뤄줘서 속이 다 시원하다" 등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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