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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7년 차 남성 "아내가 성 정체성 숨겼다"…혼인 취소 가능할까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아내가 결혼 전 성 정체성 문제를 알리지 않았고 동성 친구와의 관계도 이어왔다며 남편이 혼인 취소와 위자료 청구 가능성을 물었다. 전문가는 성 정체성 자체가 아니라 이를 숨기고 혼인했는지가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는 15일 딸을 둔 결혼 7년 차 남성 A씨의 상담 내용을 다뤘다. A씨는 "솔직히 지금까지 '동성애'라는 단어는 남의 이야기인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아내는 이상한 점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아내는 결혼 후에도 고등학교 시절부터 가까웠던 동성 친구와 함께 장을 보거나 둘만 여행을 떠나는 일이 많았다고 한다. A씨는 당시 두 사람 사이를 특별한 우정 정도로 받아들였다.

상황이 달라진 건 아내가 샤워하던 중이었다. 해당 친구에게서 전화가 오자 대신 받으려던 A씨는 휴대전화 화면에 뜬 문자메시지를 보고 관계를 의심하게 됐다.

A씨는 당시 확인한 메시지에 대해 "차마 믿을 수 없는 내용이었다. 연인 사이에서나 할 법한 은밀하고 성적인 이야기들이 적나라하게 적혀 있었다"고 밝혔다.

추궁을 받은 아내는 "고등학생 때부터 성 정체성에 혼란을 느꼈다"며 "결혼하면 달라질 줄 알았지만 결국 그 친구와의 관계를 끊을 수 없었다"고 고백했다.

A씨는 장모에게 이 사실을 전했지만, 장모는 이미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듯 미안하다는 말만 했다고 주장했다. 이혼 조건과 금전 문제를 두고도 아내와 입장 차가 있었다고 했다.

A씨는 혼인 취소와 위자료 청구 가능성을 상담했다. 그는 "돌이켜 보면 이상한 점이 많았지만 저와 딸까지 낳고 함께 살아왔기 때문에 동성애자라고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배신감 때문에 아내 얼굴을 보는 것도 끔찍하다"며 "아내와 상대 여성 모두에게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지, 성 정체성을 숨기고 결혼한 경우 혼인 자체를 취소할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호소했다.

해당 사연에 대해 임경미 변호사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혼인 취소 사유가 되는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성 정체성을 숨긴 상태에서 결혼했는지가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다만 성 정체성을 숨기고 결혼했다면 혼인 취소 사유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안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혼인 취소를 청구해야 한다. 혼인 취소가 인정돼도 혼인 사실 자체는 가족 관계 증명서에 기록이 남는다"고 말했다.

재산분할 협의와 관련해서는 문서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이혼 후 2년 이내에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뒤늦게 협의 무효를 주장하는 사례가 많다"며 "분쟁을 막기 위해서는 단순히 얼마를 준다고 기재하기보다 합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문서로 남겨두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위자료 청구 대상에 대해서는 아내뿐 아니라 상대 여성도 포함될 수 있다고 봤다. 임 변호사는 "배우자의 동성 연인과의 관계도 민법상 부정행위에 해당한다"며 "이에 따라 혼인 생활이 파탄에 이르렀기 때문에 A씨는 아내뿐 아니라 상대 여성에게도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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