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매장서 명품 찾던 고등학생, 120억 브랜드 대표로 [K스타일 웨이브]
대학시절 사업 구상해 유통 뛰어들어
제조 전환 후 인기...새 브랜드 도전
일본서도 관심...오프라인 확대
[파이낸셜뉴스] "옷을 좋아하는 고등학생이 접근할 수 있는 선택지가 빈티지였어요. 구제의류를 찾아 입던 노력이 사업으로 이어졌습니다."
빈티지 캐주얼 브랜드 아캄(AAKAM)을 운영하는 김광영 영광의 대표는 어릴 때부터 패션을 좋아했다. 특히, 남들과 다른 옷을 입는 것이 중요했던 김 대표가 선택한 곳이 구제의류 매장이다. 생로랑같은 명품 옷이 눈에 들어왔지만 돈이 없는 고등학생이 찾은 유일한 방법이었다. 최근 서울 문래동 본사에서 만난 김 대표는 "보물찾기하듯 고가 브랜드를 발견할 수 있는 데다 쉽게 찾을 수 없는 옷이라는 것도 매력적이었다"며 "자연스럽게 빈티지 패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패션디자인학과를 선택해 대학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패션사업에 뛰어들겠다는 결심을 세웠다. 재학 중 패션 브랜드에서 일한 경험이 사업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졸업을 2년 앞둔 2020년 충남 천안 자취방에서 사업을 구상한 후 2021년 서울로 올라왔다.
시작은 200만원으로 동대문에서 옷을 사서 블로그로 파는 유통사업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는 첫 사업에서 제품을 만들어 팔아야 마진이 나온다는 교훈을 얻고 빠르게 제조로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사업은 빠른 성공으로 이어졌다. 가방 2개로 시작해 성장한 브랜드가 이우가마카라스(IUGAMAKARAS)다. 학교 선후배와 팀을 꾸려 디자인, 상품기획(MD), 운영, 포장까지 모든 업무를 맡았다. 리본 노티드백이 인기를 끌면서 브랜드가 빠르게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재고 부담이 적고 시즌을 타지 않는 가방을 첫 아이템으로 정한 선택도 성공 요소가 됐다.
김 대표는 "가방 사업의 성공에도 브랜드 방향성이 예상과 달라지면서 새로운 갈증이 올라왔다"고 했다. 젠더리스로 시작한 이우가마카라스가 여성 소비자에게 주목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우가마카라스는 소비자 요구에 맞춰 여성스러운 분위기를 담은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가방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의류 사업에 도전한 브랜드가 아캄이다. 패션 고관여층을 공략하겠다는 목표로 어린 시절 좋아하던 빈티지 감성을 가득 담은 옷을 선보였다. 김 대표는 "작은 브랜드일수록 새로운 시도를 통해 패션에 관심이 높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아캄은 2000년 전후 Y2K 감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브랜드로 알려지며 2024년 겨울시즌부터 급성장했다. 무신사와 협업을 통해 지난해는 더 가파른 성장을 기록하며 매출 120억원을 달성했다.
한국을 넘어 일본, 중국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한국 패션에 관심이 높은 일본 젊은층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작년 10%대였던 해외 매출 비중을 올해 20%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최근 글로벌을 비롯한 브랜드 확장성을 고민하고 있다. 그는 "패션 고관여층 브랜드로 시작해 상대적으로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더 많은 고객을 만나기 위해 내달 문을 열 서울 서교동에 플래그십 매장을 비롯해 백화점을 중심으로 오프라인 확장도 검토 중이다.
고객층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장르나 스타일을 제한하기 보다 브랜드 방향성과 완성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김 대표의 판단이다. 인스타그램 등 친근한 브랜드로 다가가기 위해 시도했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활동도 이런 방향의 일환이다. 김 대표는 "빈티지, 레트로 감성이 인기를 끌면서 브랜드가 성장할 수 있었다"며 "장기적으로 사업 안정성을 높여 국내외 인지도를 높여 아시아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