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재봉쇄에 대규모 공습 맞불… 美·이란 대립 최고조
'통행료 20%' 철회한 트럼프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 시사
이란 "협상 복귀 안해" 반발
브렌트유 값 한 달 만에 최고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부과 방침을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이를 철회했다. 그러나 이란을 향해서는 해상봉쇄를 재개하고 대규모 추가 공습을 단행하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이란도 보복 공습으로 맞서면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트럼프는 "중동 지도자들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바탕으로 통행료를 다양한 중동 국가들이 미국과 체결할 무역·투자 협정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전날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의 안전 통항을 미군이 보장하는 대가로 선적 화물 가치의 20%를 통행료로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비판이 이어지자 하루 만에 방침을 수정한 것이다.
다만 이란을 향한 군사적 압박은 오히려 강화했다. 트럼프는 이날 "다음 주까지 협상하지 않는다면 발전소와 교량을 모두 무너뜨릴 것"이라며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실제로 미 중부사령부는 "미 동부시간 기준 14일 오후 4시부터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오가는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했다"며 "미 해군 전함 20여척과 군용기 수백 대가 작전에 투입됐으며 언제든 추가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또 봉쇄 재개에 앞서 약 7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 인근과 이란 해안 지역의 군사시설 수십 곳을 공습했다. 시리크와 반다르아바스, 헹감섬 등에서는 잇따라 폭발음이 들렸고, 부셰르 원자력발전소 주변에서는 방공망이 가동됐다.
이란도 역내 미군기지를 겨냥한 보복 공격을 이어갔다. 이란군은 "요르단 내 미 공군기지를 겨냥해 추가 드론 공격으로써 전투기가 배치된 구역과 기타 시설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도 "쿠웨이트 미나 압둘라의 미군 군수·지원시설을 공격해 불태웠다"고 밝혔다.
미국은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는 동시에 협상의 문도 열어두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가는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사실 인터뷰 1시간 전에도 미국 대표단이 이란 대표단과 대화했다"고 밝혀 물밑 접촉이 계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란은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무차관은 "미국이 압박 강화와 군사 행동, 경제 봉쇄를 통해 우리가 협상에 복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라고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양측 모두 쉽게 물러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발리 나스르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전쟁은 협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고 있는 한 미국이 핵 포기나 전쟁 종식을 강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 금융시장도 중동 정세를 주시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15일 아시아 거래에서 장중 배럴당 85.31달러까지 오르며 한 달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한국·일본 등 아시아 증시는 미국 물가 둔화에 따른 투자심리 개선에 힘입어 지정학적 불안을 상당 부분 소화하며 반등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