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1호 결재 ‘시청사 이전’ 현 부지에 글로벌기업 유치할 것"
경기지역 최초 4선… ‘마부정제’ 각오로 다시 뛰는 최대호 안양시장
평촌역 앞 금싸라기 땅인 시청사에
주거용지 소비 대신 첨단기업 유치
서울대와 AI클러스터 조성 MOU
서울 서부선 연장땐 서울대와 연결
8개 철도망 품은 교통 요충지 설계
만안권에 아레나 유치로 균형 발전
【파이낸셜뉴스 안양=장충식 기자】 경기지역에서 처음으로 4선 고지에 오른 최대호 안양시장은 민선 9기를 시작하며 오히려 "두렵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네 번이나 시장을 맡다 보면 자칫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에 빠지거나 익숙함에 길들여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는 데서 오는 생각이다. 때문에 최 시장은 "시민들이 나중에 자신을 '무난했던 시장'이었다고 평가하는 것이 가장 두렵다"며 "민선 9기를 맞이하는 지금이 '다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더 긴장하고 있다"고 고백했다. 지난 9일 집무실에서 최 시장을 만나 다시 시작하는 안양시의 민선 9기에 대해 들어봤다.
■민선 9기 '1호 결재', 시청사 이전과 첨단 기업 유치
최 시장이 민선 9기 출범과 동시에 서명한 1호 결재는 안양시의 공간 구조를 완전히 뒤바꿀 시청사 이전과 대기업 유치 계획이다. 평촌역 바로 앞에 위치한 금싸라기 시청 부지를 비우고, 그 자리에 글로벌 첨단 기업을 유치해 도시의 재정 자립도를 높이고 양질의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발상이다.
그동안 지자체가 공유재산을 매각할 때는 예산 확보를 위해 최고가 입찰 방식을 택하는 것이 관례였다. 그러나 최 시장은 이 방식을 과감히 벗어나려고 했다. 최고가 입찰을 고집하면 결국 자금력이 풍부한 부동산 개발업자가 땅을 낙찰받고, 그 자리에는 또다시 대규모 아파트나 오피스텔 단지가 들어서게 된다는 지적이다.
평촌의 가장 핵심적인 요충지를 단순히 주거용지로 소비하는 것은 안양의 미래 가치와 전혀 맞지 않으며, 당장 땅을 비싸게 파는 것보다 어떤 기업을 들여와 지속가능한 지역 경제 생태계를 만드느냐가 본질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최 시장은 일정한 공익적, 경제적 조건을 충족하는 우수 첨단기업에 부지를 공급할 수 있도록 최고가 입찰이 아닌 다른 방식을 도입하는 제도를 정비했고, 시의회의 문턱도 넘었다.
현재 시는 매각 및 공모 지침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는 중이다. 취득세와 등록세 지원 혜택부터 매입대금 분할 납부 방식까지 기업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 매뉴얼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다가오는 9월께 본격적인 공모 절차를 시작할 예정이다.
■서울대 연계한 피지컬 AI 생태계와 안양의 실리콘밸리 구상
이와 더불어 최 시장이 그리는 안양의 미래 산업 지도는 명확하다.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로봇, 바이오, 의료 등 실제 물리적 하드웨어와 결합하는 피지컬 AI 선두도시의 거점을 안양에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시는 이미 서울대학교와 손을 잡고 AI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으로 의료, 제조, 물류 등 모든 영역이 AI와 로봇 기술로 재편될 것이라 확신한 그는 안양의 평촌 부지에 인공지능 핵심 기업과 함께 의료 및 바이오, 차세대 로봇 등 미래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첨단기업들을 대거 끌어 모으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최 시장이 심혈을 기울이는 카드는 서울 서부선 안양 연장이다. 서울대입구역에서 끝나는 서부선 철도를 안양 비산동과 시청 일대까지 연결하는 시나리오다. 서부선 추가 연장이 확정되면 서울대 공대 캠퍼스에서 안양의 첨단 산업단지까지 사실상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의 단일 생활권이 형성된다. 서울대의 우수한 학생들과 최첨단 연구 인력, 그리고 청년 창업가들이 자연스럽게 안양으로 흘러 들어올 수 있는 최고의 모빌리티 패스가 열리는 셈이다.
■8개 철도망 확충을 통한 수도권 교통 허브 도약
안양의 거대한 산업적 변신을 뒷받침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은 단연 압도적인 광역교통망 인프라다. 시는 수도권 핵심 철도 노선들이 격차 없이 교차하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안양시 전역에는 강력한 철도망 확충 사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GTX-C노선을 비롯해 수도권 남부를 동서로 잇는 월곶∼판교선, 경기 남부 격차를 줄일 인덕원∼동탄선, 그리고 신안산선 등이 가시적인 공사 단계에 진입했거나 착공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서울 서부선, 위례과천선의 안양 연장 사업까지 더해지면 안양은 총 8개 철도 노선이 그물망처럼 얽히는 수도권 최고의 철도 허브로 우뚝 서게 된다.
이 같은 촘촘한 교통망은 강남권까지 10분대 진입을 가능하게 하고 여의도, 신촌, 종로 등 서울 주요 업무지구와의 심리적 거리를 완벽하게 허문다.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우수한 인재 확보 능력 면에서 안양이 경기도 내 타 지자체를 압도할 수 있는 배경이 바로 여기에 있다.
■대형 아레나 유치와 균형발전의 완성
도시는 일자리만으로 완성되지 않고, 사람이 모이고 정주하는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와 복지, 생활 인프라가 필수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이 최 시장의 철학이다. 그는 안양의 새로운 문화 랜드마크로 대형 아레나 공연장과 축구전용경기장이 결합된 복합문화시설 건립도 추진하고 있다.
안양시가 구상하는 모델은 스포츠 경기가 없는 날에는 대형 케이팝 공연, 국제 전시회, 컨벤션 등이 쉴 새 없이 열리는 가변형 복합문화시설이다.
이 거대한 아레나 복합문화시설의 유력 후보지 중 하나로 최 시장은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곳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접근성도 뛰어나 교통 잠재력이 매우 높은 곳에 아레나를 조성, 안양시가 오랜 숙제로 안고 있던 지역 균형발전을 획기적으로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 차원에서도 수도권 내 대형 공연장 확충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는 만큼, 최 시장은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반드시 유치권을 따내겠다는 입장이다.
최 시장은 자신이 평소 가장 강조한다는 사자성어인 '마부정제'를 꺼내 들었다. 달리는 말은 말굽을 멈추지 않는다는 뜻으로, 지난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욱 발전하고 정진하자는 의미다. 최 시장은 "아무리 좋은 말이라 할지라도 달리기를 멈추고 가만히 서 있으면 그 가치를 잃어버린다"며 도시의 행정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네 번째 시장직을 수행하고 있지만 단언컨대 가장 열정적으로 열심히 뛰고 있다. 네 번째 시장이지만 가장 열심히 책임을 다해 결과로 증명하겠다"고 전했다.
jjang@fn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