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포커스]최상기 인제군수 "완성의 4년…결과로 증명하겠다"
"기쁨보다 책임감이 더 무겁다"
우상호 지사에 도로 현안 건의
국도 31호선 직선화 사업 탄력
콤팩트시티·정원도시 양대 축
2029년 KTX 시대 정면 돌파
"인제 사는 삶 나아졌다는 말 듣고파"
【인제=김기섭 기자】3선에 성공한 최상기 인제군수가 민선9기 군정의 방향을 '완성의 4년'으로 잡았다. 민선7기와 8기 두 임기 동안 다져온 사업들을 결실로 이어 군민이 확실한 변화를 체감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16일 군수 집무실에서 만난 최 군수는 3선 당선 소감을 묻자 "기쁨보다 어깨를 짓누르는 책임감이 더 무겁다"고 말했다. 8년 만에 치른 선거에서 만난 주민들의 반응을 두고는 "그동안 해온 일들을 확실히 궤도에 올려놓으라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이번 임기 내내 강조하는 것도 '결과'다. 군수는 시행착오로 경험을 쌓는 자리가 아니라 결과로 증명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이런 인식은 전날 우상호 강원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지역의 오랜 도로 현안을 건의한 데서도 드러난다. 그가 꺼낸 것은 서울양양고속도로 인제IC에서 기린면 인제스피디움까지 11.42㎞ 구간을 개량하는 국도 31호선 대체노선 선형개량사업이다. 총사업비 1615억원 규모로 서울양양고속도로와 앞으로 들어설 고속화철도 원통역을 잇는 유일한 간선도로여서 인제의 미래 성장과 직결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도로는 그가 그리는 더 큰 그림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최 군수는 예산 7000억원 시대를 연 성과를 발판 삼아 분절된 인제·원통 시가지를 덕산을 매개로 하나로 묶는 '콤팩트시티'와 흩어진 자연을 자산으로 엮는 '정원도시'를 양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두 전략은 2029년 KTX 개통을 겨냥한다. 그는 "KTX로 사람이 들어오고 콤팩트시티에서 머물며 정원도시에서 소비하게 만들겠다"며 "이 세 톱니바퀴가 맞물릴 때 인제 경제의 체질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ㅡ3선 임기를 '완성의 4년'으로 규정했다. 어떤 의미를 담았나.
▲군수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경험을 쌓는 자리가 아니라 군민의 삶을 책임지고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지난 8년간 군민과 함께 뛰며 예산 7000억원 시대를 열었고 영농자재 반값 공급, LPG 배관망 구축 등으로 인제의 기초 체력을 단단히 다져왔다. 이번 임기는 그동안 차근차근 준비하고 다져온 핵심 사업의 자산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인제의 미래 지도를 완성하는 시간이다. 군민 여러분이 말이나 계획이 아니라 눈에 보이는 결과로 변화를 체감하도록 만들겠다.
ㅡ전날 우상호 지사를 만나 도로 현안부터 건의했다.
▲동서고속도로가 개통됐지만 정작 인제로 들어오는 진입도로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다. 그 해법이 국도 31호선 직선화 사업이다. 지금은 서울 방면에서 올 때 동홍천IC로 빠져 44번 국도를 타고 한참을 돌아와야 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인제IC, 즉 내린천휴게소에서 곧바로 인제읍으로 진입할 수 있다. 거리로는 약 9.8㎞가 줄고 통행 시간도 지금의 45~50분에서 20~25분으로 절반 넘게 단축된다. 서울양양고속도로와 고속화철도 원통역을 잇는 유일한 간선도로인 만큼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계획에 반영된 이 사업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지사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ㅡ접근성이 크게 좋아지겠다.
▲그렇다. 단순히 길이 빨라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근 인제스피디움에서 자동차 경주와 축제가 자주 열리는데 진입도로가 개선되면 수도권에서 오는 방문객이 훨씬 수월하게 찾을 수 있다. 사람이 편하게 드나들면 그만큼 인제에 머무는 시간도 길어진다. 도로 하나로 끝나는 게 아니라 유입인구와 생활인구를 함께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ㅡ군정의 핵심 전략으로 '콤팩트시티'를 꼽았다. 군민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지나.
▲인제 시가지와 원통 시가지는 그동안 각각 분절돼 성장해왔고 지금의 도시 구조만으로는 추가 성장에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간에 위치한 덕산리를 매개로 인제와 원통을 하나의 생활권으로 압축하고 통합하는 공간 재편 전략이 바로 콤팩트시티다. KTX 인제원통역 앞에 청년과 은퇴자를 위한 지역활력타운 '인제부터'를 조성하고 갈골지구 공공임대주택, 월학리 복합공동체마을, 덕산 주거단지 같은 정주 기반 사업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추진하고 있다. 사람이 모이면 시장이 커지고 시장이 커지면 더 나은 생활서비스가 따라온다. 인제·덕산·원통이 정주인구 3만명 규모의 생활권으로 연결되면 대형마트와 더 나은 의료·문화·교육 인프라가 지역 안에서 자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장보기와 병원 이용, 교육과 문화생활을 위해 외부 도시로 나가야 했던 불편도 줄어든다.
ㅡ자연을 활용한 '정원도시'도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어떤 구상인가.
▲다른 도시들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인위적인 박람회장이나 국가정원을 만들 때 인제는 이미 백담사 계곡, 자작나무숲, 소양호, 방태산처럼 자연 자체가 위대한 정원을 품고 있다. 이 흩어진 자산들을 하나로 엮어 군 전역을 사계절 내내 사람이 찾는 거대한 정원도시로 재설계하는 것이 본질이다. 용대 지방정원 조성을 시작으로 국도변을 따라 67㎞에 달하는 정원 네트워크를 촘촘하게 구축하겠다. 지금까지 인제 관광이 잠시 스쳐 지나가는 길목이었다면 앞으로는 관광객이 풍경 속에 머물고 밥을 먹고 차를 마시며 체류하는 시간 자체가 군민의 실질적인 소득으로 환원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하겠다.
ㅡ두 전략 모두 KTX 시대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KTX 시대는 인제에 거대한 기회이지만 사전에 치밀한 준비가 없다면 오히려 사람과 자본을 대도시에 빼앗기는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우리는 2017년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 이후 차량과 유동인구가 44·46번 국도를 외면하면서 주변 상권이 급격히 침체된 뼈아픈 경험이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KTX로 사람이 들어오고 콤팩트시티에서 머물며 정원도시에서 소비하게 만드는 세 개의 성장축 연계 전략을 준비했다. 세 톱니바퀴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갈 때 외부에서 들어온 사람과 소비가 특정 지역에 머물지 않고 인제 전역으로 확산된다. 2029년 KTX가 개통되면 서울 용산에서 인제원통역까지 81분이면 닿는 수도권 1시간 생활권이 열린다. 두 개의 고속철도역을 중심으로 2030년까지 39개 사업을 연계한 역세권 개발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인제원통역 일원은 주거와 일자리가 어우러진 정주 기반으로, 백담역 일원은 내설악의 자연·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육성하겠다.
ㅡ4년 뒤 군민에게 어떤 군수로 남고 싶은가.
▲화려한 말이나 정치적 수식어보다 군민의 삶을 실제로 바꾸고 확실한 성과로 능력을 증명한 군수로 기억되고 싶다. 임기 동안 시내·공영버스 전면 무료화를 차질 없이 시행해 군민과 방문객 모두의 이동 부담을 덜겠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과 영유아를 키우는 군인가족 등 병원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을 위한 병원 동행 서비스도 촘촘하게 운영하겠다. 아울러 신축 예정인 12사단 의무대대병원을 군민도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군부대와 긴밀히 협의해 취약한 의료 인프라를 보완하겠다. 4년 뒤에는 군민 모두가 "인제에 사는 삶이 전보다 분명히 나아졌다"고 말씀해 주시길 바란다. 민선 7·8·9기를 지나온 시간이 인제의 100년 미래를 위한 단단한 기틀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소임을 다하겠다.
[email protected] 김기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