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말레이시아행 특가 항공권 팝니다"…항공권 폰지사기의 결말 [사기꾼들]

서지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싸게 해줄게" 43명 울린 1억6천만원의 덫
65번의 치밀한 돌려막기, 폰지 사기극의 최후
여행 설렘을 담보로 거액 편취한 악랄한 수법
죄질 무거운 범죄에 법원, 징역 1년6개월 선고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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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항공권 저렴하게 발권해 드리고요, 좌석 업그레이드까지 확실하게 해드릴게요."

한 포털사이트 카페에 올라온 글 하나가 여행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말레이시아행 비행기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유혹은, 그 자체로 신뢰라는 이름의 덫이 되었다. 그러나 게시물의 주인인 A씨(43)의 머릿속에는 항공권 발권에 대한 염두는 전혀 없었다. 피해자들의 돈을 어떻게 뜯어낼지에 대한 계획뿐이었다. 애초에 항공권을 발권해 줄 의지도, 능력도 없었던 A씨는 치밀하게 설계된 '돌려막기'의 막을 올렸다. 그가 설계한 것은 오로지 타인의 돈을 빼앗아 자신의 파산을 모면하려는 고도의 '폰지 사기' 연극이었다.

생활고로 시작된 악랄한 '돌려막기' 범죄
A씨의 범행 수법은 고전적이면서도 악랄했다. 당시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던 그는 심각한 채무 초과 상태였다. 수입은 없는데 해외 현지에서 병원비와 생활비 지출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었다. 돈을 받더라도 항공권을 발권하거나 좌석을 업그레이드 해줄 의사나 능력 없이,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범행을 시작했다.

A씨의 수법은 잔인하리만큼 영악했다. 궁지에 몰린 빈털터리 상태였으나, 이를 감춘 채 여행객들에게 접근했다. 새로운 피해자들에게서 받은 돈을 기존 피해자들에게 손해배상금 명목으로 건네며 자신의 사기극이 탄로 나지 않도록 시간을 끌 생각만 했다.

4년 동안 43명 울린 1억6000만원의 사기극
A씨는 지난 2021년 2월부터 2025년 1월까지, 무려 43명의 피해자를 낚아 65회에 걸쳐 총 1억6323만1018원이라는 거액을 가로챘다. 설레는 마음으로 비행기 티켓을 기다리던 피해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항공권이 아닌 연락 두절과 뼈아픈 금전적 손실뿐이었다. 타인의 설렘을 담보로 자신의 배를 불린 A씨의 범죄 행각은 그야말로 참담한 현실 그 자체였다.

기사 내용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한 AI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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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죄질 무겁다"…징역 1년 6개월 선고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북부지법 형사3단독(이성균 부장판사)은 지난 3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또 배상신청인 3명에게 각각 190~711만원을 배상하라고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합계 1억6000만원이 넘는 돈을 편취했다"며 "피해자 수, 편취 규모, 수법 등을 감안하면 죄책이 무겁고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동일한 피해자를 상대로 여러 차례에 걸쳐 돈을 빼앗은 사례도 상당하며 피해자들과 합의하거나 피해 회복을 하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법원은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사건 당시에는 아무런 형사 처벌 전력이 없었으며 현재 유사한 수법의 사기 범행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아 항소심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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