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밤사이 물폭탄에 아수라장… 이번주 추가 비 예보 ‘긴장’

이창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17일부터 전국 793건 피해 발생
평년 장마모습과 달리 ‘대형 폭우’
올봄 화마 휩쓴 경북에 재차 피해
토사에 임시주택 떠밀리고 침수
강원 영월서 낚시 가던 남성 실종

19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1리에 설치된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이 폭우에 떠밀려 주택 담벼락을 뚫고 들어와 있다. 연합뉴스
19일 경북 안동시 일직면 귀미1리에 설치된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이 폭우에 떠밀려 주택 담벼락을 뚫고 들어와 있다. 연합뉴스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대신 '극한호우'의 형태로 찾아온 장마가 전국 곳곳에 피해를 남겼다. 특히 취약 시간대인 야간과 새벽에 집중적으로 비가 쏟아지며 도로·주택 등이 물에 잠겼다. 단시간에 집중되는 '도깨비 장마'로 호우주의보는 이틀여 만에 해제됐지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대응체제는 피해 수습과 예방을 위해 당분간 유지될 예정이다.

중대본은 19일 오전 6시 기준 '호우 대처상황 보고'를 통해 17일부터 전국에서 주택·도로 침수와 토사·낙석 유출 등 793건의 피해가 발생했고, 6개 시·도 18개 시·군에서 192세대 264명이 일시 대피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142세대 190명은 아직 임시 주거시설 등에 머물렀다. 주택·도로 침수와 급·배수 지원이 270건, 토사·낙석 유출 등에 따른 안전조치가 567건이며, 경북 김천에서는 농작물 3㏊가 피해를 봤다.

지난해 봄 대형 산불로 삶터를 잃었던 경북 이재민들은 이번엔 물난리를 만났다. 안동·의성 일대에 밤사이 폭우가 쏟아지면서 이들이 머물던 임시주택단지가 토사에 뒤덮이고 물에 잠겼다. 이 때문에 200가구 넘는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피해가 집중된 곳 가운데 하나는 안동시 일직면 귀미1리에 조성된 산불 이재민 임시주택단지다. 이곳에 설치됐던 임시주택 10동은 밀려든 토사에 휩쓸려 제자리를 벗어났고, 이 중 한 동은 30m가량 떠밀려 인근 주택 담벼락에 걸쳐졌다. 마을과 도로를 가르던 울타리가 무너졌고, 기존 주택의 담장이 쓰러지거나 마당에 세워둔 차량이 침수되는 피해도 잇따랐다.

강원 영월 국도 31호선을 비롯해 전국 26개 국립공원 617개 탐방로 구간은 통제됐다. 하상도로와 둔치주차장, 세월교, 하천변 산책로, 야영장 등 주요 시설 5727곳의 출입도 제한됐다. 강원도의 하천 산책로·자전거도로와 둔치주차장 등 104곳이 한때 통제됐고, 전남·광주에서도 내장산·월출산·지리산 탐방로가 부분 통제됐다.

항공편 4편과 인천~백령·인천~연평 등 여객선 6개 항로 7척의 운항이 통제됐으며, 철도는 정상 운행했다. 북한강 수계의 청평댐과 팔당댐도 각각 초당 900t과 1500t을 하류로 방류하며 수위 조절에 나섰다.

호우로 인한 공식 인명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사고 당시 개인의 부주의 여부가 확인돼야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피해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시간에 호우가 집중되며 전국 곳곳에서 사고 위험 사례가 잇따랐다. 지난 18일 강원 영월에서 낚시하기 위해 주천강 보를 건너던 4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실종된 상태다. 함께 낚시를 온 동료 2명이 이를 목격한 후 소방에 신고했지만, 발견하지 못해 이틀째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춘천시 사북면 지암리의 한 펜션 인근 계곡에서는 30대 남성이 불어난 계곡물로 바위에 고립됐다가 약 1시간 뒤 구조됐다. 인제군 남면 신남리에서도 통행로가 물에 잠기면서 주민 2명이 고립된 후 구조됐다. 시간당 60㎜ 수준의 호우가 쏟아진 서울 강서와 경북 안동 등지에서는 주민 대피와 시설 통제가 이어졌다.

전국의 호우특보는 이날 오전 6시 모두 해제됐지만, 오후 경북을 중심으로 다시 강한 비가 예상된다. 반면 남부지역과 제주 등에는 폭염특보가 확대되는 등 이상기후가 이어지고 있다. 중대본은 지난 18일 호우경보 발령에 맞춰 위기경보를 '경계'로 높이고 중대본 2단계를 가동했다. 피해 복구 및 추가 산사태 대비를 위해 대응태세는 당분간 유지될 예정이다.

윤 본부장은 "이번 주에도 많은 비가 예보된 만큼 빗물받이·배수시설 등을 반복 점검하는 한편, 산사태 우려지역 등은 안전이 확실히 확인된 이후에 귀가할 수 있도록 지방정부와 산림청 등 관계기관이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chlee1@fnnews.com 이창훈 기자


#물폭탄 #호우주의보 #피해 #대피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