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덮친 대출한파… 금융당국 관리능력 '시험대'
규제지역 대출한도 3억까지 축소
모기지보험 가입·취급 제한 여파
은행권 대출절벽 대폭 앞당겨져
당국 '총량규제' 비판여론 직면
은행권이 하반기부터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며 겨울 추위와 함께 찾아오던 '대출 절벽'이 한여름부터 나타나고 있다. 금융당국이 월별·분기별 관리체계를 도입했음에도 오히려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면서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은 하반기에 들어 일제히 대출 '셧다운'에 돌입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수도권과 규제지역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에서 3억원으로 줄였다. 우리은행은 영업점별 주담대·전세자금대출 판매한도를 종전 월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낮추고, 모기지보험(MCI·MCG) 가입을 제한했다. 신한은행은 모집인을 통한 주담대 접수를 중단하고, 모기지보험 취급을 제한해 대출한도를 낮췄다.
은행들이 하반기에 접어들자마자 서둘러 대출 조이기에 나선 것은 가계대출 증가 목표치가 예상보다 빠르게 채워진 탓이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9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48조3607억원으로 지난해 말(644조9700억원)보다 3조3907억원이 늘었다. 연초 금융당국에 제출한 연간 가계대출 증가액 목표치(4조3400억원)를 이미 80%가량 채웠다. 특히 5대 은행 중 3곳이 이미 연간 목표치를 넘겨 은행별로 추가 대출 여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주로 연말에 나타나던 대출 절벽이 대폭 앞당겨 찾아온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발표하며, 관리 단위를 월별·분기별로 세분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은행들이 연간 가계대출 관리목표를 지키기 위해 연말이면 대출 창구를 닫아 수요자들의 피해가 커진데 따른 조치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연간 대출총량 수치에만 신경을 쓴 때문에 대출 절벽이 더욱 심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위가 최근 전년도 가계대출의 1.5% 이내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묶은 '총량규제'를 하반기에도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연말까지 대출 셧다운이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오는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의 부동산 대토론회에 앞서 정부가 의견 수렴을 위해 만든 온라인 홈페이지에도 총량 규제로 인한 대출 셧다운을 비판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에 들어서면서 대출 절벽에 이자 부담까지 이중고를 겪는 차주들이 증가할 전망이다. 이날 5대 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연 4.77~7.49%로 상단이 연 7.5%에 육박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리면 연내 연 8%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에 월별·분기별로 관리계획을 제출하고 있지만 시장 상황 등 변수가 많아 계획대로 관리하기 쉽지 않다"며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면서 발생할 풍선효과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