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원하는 2030도 많지만… 경제적 부담이 가장 큰 벽"
fn-인구보건복지협회 공동주최
청년과 함께하는 소통 간담회
2030에게 결혼은 '선택'
기혼 "가족과 보내는 소소한 일상 행복"
미혼 "결혼식부터 집까지 비용 걱정"
출산·육아엔 '막연한 두려움'
"이혼숙려캠프·금쪽이 같은 프로 보면
부모가 될 준비 돼있나 반문하게 돼"
정부 지원책 적극적으로 알려야
특례대출·아빠교실 등 만족도 높은데
정작 미혼들은 "이런 혜택 몰랐어요"
김경선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의 당부
결혼·출산에 대한 '정답' 나누기보단
청년들이 보다 나은 미래 그릴 수 있길
결혼과 출산, 육아를 놓고 청년 세대 안에서도 확실한 시각 차이가 나타났다. 미혼의 경우 결혼과 출산에 이르는 과정 속에서 겪을 수밖에 없는 현실적 불안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반면 기혼의 경우 결혼과 출산의 경험을 지금의 행복을 만들어준 계기로 평가했다. 20일 파이낸셜뉴스는 인구보건복지협회와 '청년과 함께하는 소통 간담회'를 공동 주최하고 결혼과 출산 등에 대한 청년들의 솔직한 목소리를 들었다. 김경선 인구보건복지협회 회장은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출산·육아와 관련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그것을 담아내는 하나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며 "결혼과 출산, 육아 등에 대한 고민을 듣고 정책적 아이디어를 얻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결혼은 필수 vs 선택
간담회 참석자들은 결혼 대신 화려한 싱글의 삶을 사는 것에 대체적으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회장은 이를 위해 지난 2000년 개봉한 영화 '패밀리 맨'을 언급했다. 패밀리 맨은 싱글이지만 성공적인 커리어를 일군 삶과 평범한 가정에서 일상의 행복을 느끼는 삶 가운데 어떤 것이 더 가치가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초중고에서 아이들에게 금융을 가르치는 박보현 강사는 "결혼한 입장에서 아이와 지내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경험했다"며 "아이가 주는 행복은 경험하지 않으면 모른다. 결국 가족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세 자녀를 키우는 김기탁 아빠육아문화연구소 소장도 "가족과 작은 하나하나의 행복 속에 너무나 큰 즐거움이 있다"며 "예전에는 그냥 어른이었다면 지금은 진짜 어른이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혼자의 경우 개인의 경험에 따라 시각이 엇갈렸다. 연세대에 재학 중인 황유찬씨는 "혼자 사는 것보다 가족과 같이 '하하호호'하면서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며 "3남매 가족인데, 미래에 가족을 이룬다면 그렇게 한번 살아보고 싶다"고 전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방은빈씨는 생각이 달랐다. 방씨는 "결혼을 하면 이제 혼자가 아니다. 무엇인가 책임져야 하는데, 과연 내가 책임을 질 수 있을까 막연한 두려움도 있다"며 "저희 아파트에 아주머니가 혼자 사는데 제네시스를 끌고 멋있게 산다. 아직 결혼할 때가 안됐고 혼자 성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미혼자들은 결혼에 대한 이미지도 달랐다. 다만 청년 세대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의견이 나왔다. 황씨는 "결혼 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출산과 육아다. 이 과정에서 경제적인 문제가 생기면 힘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결혼식 비용이나 주거 비용도 부담이 된다"고 했다. 방씨는 "책임감이다. 상대방도 저를 믿고 인생을 거는 것인데 혼자일 때처럼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도 없다"며 "경제적인 부담도 크다. 나중에 출산을 해서 육아를 할 때 학원비가 가장 부담이 될 것 같다"고 짚었다.
기혼자들은 결혼을 결심한 계기로 가치관을 들었다. 박 강사는 "의외로 진짜 혼자 살아도 잘 살겠다 싶을 때 결혼했다. 인생의 문제를 해결할 동반자를 만났기 때문"이라며 "배우자와 가치관이 잘 맞아야 한다. 우리는 빨리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공동의 목표가 같았고, 결혼을 하면 더 빨리 잘 만들어갈 수 있겠다 싶어서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결혼을 할 시점에 결혼할 여성이 있었고, 이 여자다 싶었고, 이 사람이랑 살면 즐거울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며 "아내도 생활력이 강하고 저와 가치관도 잘 맞았기 때문에 결혼하면 좋을 것 같았다"고 전했다.
결혼의 장점을 두고는 미혼자와 기혼자의 생각에 미묘한 차이가 감지됐다. 미혼자들은 무조건적인 내 편이 생긴다는 시각이지만 기혼자들은 인생을 헤쳐나가는 동지의 개념이 큰 것으로 보였다. 황씨는 "평생을 같이 가는 동반자, 무조건적인 내 편이 생기는 거라 그 부분에서는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방씨도 "온전한 내 편이 생기는 것, 무엇인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생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박 강사는 "일단 배우자가 내 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려움을 같이 논의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나의 의견을 100% 다 맞춰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고 대신 협의할 수 있는 대상이 있는 것은 좋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도 "가족이긴 하지만 나의 모든 것을 다 들어주기보다는 잔소리도 한다"며 "그런데 아이들도 그렇고 아내도 나만 바라봐주고, 무엇인가를 해 나가는 과정들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기혼자들은 결혼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강사는 "결혼은 옵션이라고 생각했다. (선택을 한) 그것도 되게 용기가 있어야 되고 책임감도 있겠지만 새로운 챕터를 넘어가는 것"이라며 "새로운 경험,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생각을 해서 옵션이었지만 선택했다"고 했다. 김 소장은 "과거에는 사실 무조건 (결혼을) 해야 된다, 가정을 이뤄야 된다는 부분이 강했다"며 "생각보다 빠르게 되지 않다 보니까 이제 선택으로 결혼을 하게 됐는데, 그런 선택을 통해서 (가족들과) 같이 해나가는 부분들이 훨씬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출산 문제 남녀 시각 차이
출산을 결정할 때 가장 영향을 준 요인에서는 기혼자 사이에서도 남녀가 입장이 달랐다. 박 강사는 "어쨌든 둘이 맞벌이를 하다가 출산과 육아를 하게 되면 외벌이가 될 수 있는 환경도 생기는데 우리 집안의 가처분소득이 여유로운가를 처음에 따져봤다"며 "여성이다 보니까 제 몸이 임신과 출산을 견딜 수 있는 몸인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반대로 직접 출산을 하지 않은 김 소장은 "첫째 애를 키우고 둘째를 키워보니까 첫째를 키웠을 때 금전적인, 경제적인 부분들이 생각이 나니까 미리 대비해야 되는 부분들이 있었다"며 "그런데 셋째를 낳을 때는 나라에서 정책이 확 바뀌어서 (금전적) 지원이 굉장히 많이 됐다"고 밝혔다.
미혼자들도 남녀 입장이 비슷했다. 방씨는 "아무래도 여성이다 보니 몸이 제일 걱정되는 것 같다"며 "경제적 부담도 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황씨는 "가장 우선적인 것이 경제적인 부담"이라며 "산부인과를 가서 검사를 받는 것도 비용이 들고 출산을 할 때도 돈이 든다"고 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연애와 결혼, 육아 관련 TV 프로그램이나 SNS는 개인의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씨는 "이혼숙려캠프를 보면 답답한 모습이 보인다. 나중에 저렇게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을 한다"며 "정상 범주에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방씨는 "인스타 릴스에 엄청 행복하게 사는 사람도 많은데 그렇지 못한 뉴스도 많다 보니 잘 모르겠다"며 "지금은 결혼에 대해 부정적이라 오히려 긍정적 영향보다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무섭다"고 밝혔다.
기혼자들의 접근 방식은 약간 달랐다. 김 소장은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보면 결혼 장려 영상이다, 출산 장려 영상이다 같은 댓글이 꼭 붙는 따뜻하고 좋은 영상도 있어 일부러 보기도 한다"며 "이혼숙려캠프 이야기도 나왔지만 오히려 결혼 제도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결혼을 하는 사람으로서 본인의 태도, 누군가와 함께 살 준비가 됐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인 것 같다"고 짚었다.
TV 프로그램의 경우 미혼자들과 기혼자들이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는 점도 확인됐다.
방씨는 "금쪽이들을 보면 아이 문제도 있겠지만 보통 부모님들이 문제가 있는 것 같더라"며 "내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육아를 하게 되면 내 아이가 금쪽이가 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도 들고 내가 지금 금쪽이일 수도 있는데 아이를 키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고 반면교사를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 강사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사실 오은영 선생님이나 조선미 교수님 같은 분들이 되게 도움이 많이 된다"며 "어떤 상황에서 나도 똑같이 대처하고 있었는데 아이는 문제가 없었는데 부모가 아직 몰라서 그렇게 된 것들이 많아서 많이 도움을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 정책 높은 만족도
출산과 육아에 대한 정부의 지원 정책에 대해서는 기혼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박 강사는 "아빠와 자녀가 함께하는 양성평등 프로그램들이 구마다 되게 많아 신청을 해준다. 남자들이 이런 정보가 일단 매우 부족하다"며 "신청을 하면 자녀가 아빠랑 같이 가서 꽃꽂이도 해보고, 요리도 해보고, 몸으로 놀기도 한다. 아이를 위해 무엇을 해줘야 될지 잘 모르는 아빠들이 많은데 그런 프로그램이 있으면 집 근처에서 참여할 수 있으니까 좋다"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아이들이 어릴 때 요즘은 부모 급여라든지, 기저귀 바우처라든지, 임신했을 때는 임산부 지원금이라든지, 서울 택시라고 해서 지원금을 지원해 준다"며 "그런 부분들이 전체적으로 도움이 됐었고 특히나 신생아 특례대출 같은 경우에는 이자가 굉장히 저렴하기 때문에 그 돈으로 이사도 했었다"고 밝혔다.
정부의 지원 정책은 미혼자들에게 새로운 정보이자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게 만드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황씨는 "나라에서 많이 지원을 해 주고 있다는 것은 알았는데, 이자가 낮은 대출이 있는지도 몰랐고 기저귀에 택시까지 이런 것이 있는지 지금 처음 알았다"며 "되게 부정적으로 그냥 막연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아빠교실 이런 것도 있다고 하니까 신기하다"고 했다. 방씨 역시 "그냥 결혼을 굳이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었는데, 무엇보다 새로운 인생에서 새로운 장이 열린다는 것이 궁금해지기도 한다"며 "이런 말들이 사실 추상적이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실제 정책들을 처음 알게 돼서 생각의 전환이 살짝 생긴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번 간담회를 주관한 김 회장은 "오늘 간담회는 결혼이나 출산에 대한 '정답'을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청년들이 어떤 삶을 꿈꾸고 있는지, 어떤 사회라면 미래를 조금 더 긍정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지 함께 고민하고 공감하는 자리였다. 나눈 다양한 의견들이 청년의 삶을 뒷받침하는 정책과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가는 소중한 토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