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공룡' 탄생 제동…법원, 파라마운트-워너 합병 일시 중단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미국 법원이 1100억달러 규모의 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Paramount Skydance)의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한 주 법무장관들이 반독점 우려를 제기하며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당초 이달 안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거래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CN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의 아라셀리 마르티네스-올긴 판사는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의 합병 절차를 14일간 중단하는 임시금지명령을 발부했다. 판사는 지난 18일 오클랜드 법원에서 양측의 주장을 들은 뒤 이날 명령을 승인했다.
이번 소송은 캘리포니아주의 롭 본타 법무장관이 주도해 제기했다. 원고 측은 이번 합병이 반독점법에 위배된다며 거래를 중단시켜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거래가 성사되면 파라마운트와 워너브라더스 영화 스튜디오를 비롯해 CBS 방송망, CNN·TNT·MTV·BET 등 주요 케이블 채널, 스트리밍 서비스인 파라마운트플러스와 HBO 맥스가 하나의 회사로 통합된다. 미국 미디어 산업의 지형을 바꿀 수 있는 초대형 거래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파라마운트 측은 당초 모든 규제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오는 22일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었다. 회사 측 수석 변호인인 제프리 케슬러는 CNBC 인터뷰에서 거래 종결 계획을 밝힌 직후 임시금지명령이 신청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임시금지명령은 14일간 효력을 갖는다. 이후 원고 측은 다시 임시금지명령을 신청하거나 예비금지명령을 요청할 수 있어 합병 일정이 추가로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사건은 최근 미국 규제당국이 대형 미디어 기업 결합에 대해 강도 높은 심사를 이어가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넥스타 미디어 그룹과 테그나의 62억달러 규모 합병 역시 유사한 반독점 소송으로 중단된 상태이며, 이 사건 역시 본타 법무장관이 주도하고 있다.
다만 연방정부 차원의 심사는 이미 마무리됐다. 미국 법무부 반독점국은 지난 6월 이번 거래를 승인했으며, 유럽연합(EU)과 영국 규제당국도 심사를 진행 중이다. 파라마운트는 오는 9월 말까지 거래를 완료한다는 기존 목표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거래가 9월 30일 이후로 미뤄질 경우 비용 부담도 커진다. 계약에는 이른바 '티킹 피(ticking fee)' 조항이 포함돼 있어 거래가 완료될 때까지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주주들에게 분기마다 주당 25센트를 추가 지급해야 한다. 현금 기준으로는 분기당 약 6억5000만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규제 문제로 거래가 최종 무산될 경우 파라마운트는 70억달러 규모의 계약 해지 수수료도 부담해야 한다.
소송을 제기한 주 정부들은 합병이 성사될 경우 새 회사가 미국 영화 시장과 기본 케이블TV 프로그램의 각각 약 3분의 1을 장악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본타 법무장관은 "이번 합병은 영화와 TV 콘텐츠 가격을 올리고 품질과 공급을 떨어뜨려 극장과 케이블 사업자,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모든 시청자와 관객에게 피해를 줄 것"이라고 비판했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