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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재무장 발목 잡는 '목화'…화약 핵심 원료 대중 의존 심각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러시아 북부군 소속 포병이 지난 3월 18일(현지시간) 벨고로드 지역에서 2A36 기아친트(히야신스)-B 152mm 야포를 쏘고 있다. 타스 연합
러시아 북부군 소속 포병이 지난 3월 18일(현지시간) 벨고로드 지역에서 2A36 기아친트(히야신스)-B 152mm 야포를 쏘고 있다. 타스 연합

러시아에 맞서 재무장에 나선 유럽이 '목화'를 중국에 의존하는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목화는 화약의 핵심 원료로 첨단 드론 시대에도 결국 전쟁의 향배를 결정하는 것이 화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유럽이 러시아와 중국의 야욕에 맞서 재무장을 추진하면서도 정작 핵심 원료인 목화를 중국에 의존하는 모순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셔츠 원료가 화약 핵심 원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현지시간) 티셔츠와 침대보를 만드는 원료인 목화가 화약의 핵심 원료이기도 하다면서 이같이 보도했다.

목화에서 추출하는 질화면(guncotton)이라고도 하는 니트로셀룰로스는 모든 현대 탄약 시스템의 필수 화학 원료다. 산성 물질로 처리하면 가연성이 극도로 높아져 포탄 등의 추진체 역할을 한다. 포탄을 최대 112km까지 날려보내는 데 필요한 폭발적인 가스 팽창을 일으키는 물질이 바로 질화면이다.

질화면은 목화씨에서 주 섬유를 제거하고 남은 짧고 솜털 같은 섬유인 린터(linter)로 만든다.

이 린터는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탄약 비축량 확대 계획에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은 국내 목화 재배로 린터 대부분을 자체 공급하지만 유럽은 이를 중국에 의존해왔다.

전차 생산보다 시간 더 걸려

전차와 포탄을 생산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질화면 자체 조달이나 대체재 전환에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유럽에서는 질화면 자체 조달과, 포탄 내부를 채우는 폭약인 TNT 생산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폴란드에 유럽 유일의 TNT 공장이 있을 뿐이다.

질화면은 치약 같은 질감을 가진 물질로 커다란 화장지 롤 모양의 실린더에 채워져 건조 과정을 거쳐 포병에게 지급된다. 포병들은 사격하고자 하는 거리에 따라 실린더를 최대 6개까지 쌓아 올려 사용한다.

질화면은 19세기 중반 스위스 화학자 크리스티안 프리드리히 쇤바인이 발견했다. 그는 우연히 목화를 산성 혼합물에 담갔다가 이 목화가 격렬하게 타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질화면은 연소할 때 연기가 나지 않아 군인의 위치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공급망 재구축 나섰지만…

유럽은 핵심 화약 원료에 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 공급망 강화를 위한 발걸음을 뗐다.

독일 라인메탈은 민간용 질화면 부지를 군용 등급 공장으로 전환하고 있고, 폴란드는 신규 생산 시설을 건설 중이다.

프랑스 외랑코는 스웨덴에서 섬유 폐기물을 질화면으로 전환하는 시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유럽은 나무 펄프로 대체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남모(Nammo)는 북유럽 스칸디나비아 숲에서 조달한 나무 펄프를 활용해 핀란드에서 질화면을 생산하고 있다.

외랑코, 미국과 캐나다 역시 점차 나무 펄프로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전환 속도는 더디고 대량 생산 규모에는 아직 이르지 못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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