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적정 규모 5.5조…증권가 "정상화까지 약 2개월"
장 마감 리밸런싱 주문 집중…'왝더독'으로 변동성 확대
동시호가 거래 비중 상장 전 5~6%대서 9% 안팎으로 상승
SK하이닉스·삼성전자 거래대금과 변동성 반영해 적정 규모 산출
[파이낸셜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적정 순자산 규모가 합산 5조5000억원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와 같은 높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경우 순자산이 적정 규모까지 자연 감소하는 데 약 50영업일, 두 달가량이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DB증권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적정 합산 순자산(AUM)을 약 5조5000억원으로 분석했다. 지난 5월 말 출시 이후 일평균 거래대금인 SK하이닉스 14조3000억원과 삼성전자 10조3000억원을 기준으로 장 마감 동시호가 거래 비중(9%), 수급 안전 한계선(20%), 일일 변동성(4%) 등을 적용해 산출한 결과다.
설태현 D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의 몸집이 커지면서 이른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이 시장 변동성을 확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왝더독은 파생상품이나 ETF의 매매가 오히려 기초자산 가격을 움직이는 현상을 뜻한다. 통상 기초자산을 따라 움직여야 할 ETF가 거꾸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레버리지 ETF는 매일 기초자산 수익률의 일정 배수를 추종하도록 운용된다. 이를 위해 운용사는 주가가 움직일 때마다 목표 배율에 맞춰 보유 자산을 다시 조정해야 한다. 특히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한 날에는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규모의 기계적 리밸런싱 주문이 장 마감 동시호가에 집중될 수 있다.
설 연구원은 "이 같은 주문이 장 마감 호가 공백, 이른바 호가 갭을 키우고 다음 날 시초가가 반대 방향으로 크게 움직이는 현상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대형 반도체주에 거래가 집중된 국내 시장에서는 해외보다 유동성 왜곡 위험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단일종목 ETF 상장 이후 장 마감 동시호가 거래 비중은 뚜렷하게 높아졌다. 상장 전 주가가 10% 이상 급변한 날을 기준으로 동시호가 거래대금 비중은 SK하이닉스가 평균 6.6%, 삼성전자가 5.3%였다. 상장 이후 자금 유입이 본격화된 6월부터는 SK하이닉스가 평균 9.1%, 삼성전자가 8.9%로 상승했다.
설 연구원은 "기초자산의 호가 깊이가 상대적으로 얇은 SK하이닉스는 고변동성 장세에서 ETF 리밸런싱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며 시장의 유동성 수용 한계선에 도달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최근과 같은 높은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경우 변동성 잠식으로 단일종목 ETF가 적정 AUM 상한선까지 자연 감소하는 데 약 50영업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