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식 광기의 시대
"세입자 전세보증금으로 투자했다가 물렸습니다. 전세 만기가 다가오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무리해서 투자하는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전세보증금을 비롯해 결혼자금, 부모의 노후자금 등 눈앞에 있는 돈을 모두 주식에 쏟아 넣는 분위기다. '빚투'(빚내서 투자)를 넘어 지켜야 하는 돈까지 건드리는 그야말로 광기의 투자가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식투자 열기는 점차 광기로 변질되고 있다. 상승세를 이어오던 코스피가 지난 3월 중동전쟁 여파로 19.08% 하락했지만, 4월(30.61%)에 이어 5월(28.45%)에도 급등하자 마치 주식이 '돈복사' 수준으로 자산을 증식시킨다는 믿음이 생기면서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전쟁 등 뚜렷한 외부요인이 없었음에도 하루에 8~9% 급등락을 오가는 등 널뛰기 장세가 펼쳐졌다. 증권가에선 극심한 변동장에서 '관망'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급등락장에선 투매나 추격매수를 하기보다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개인은 변동성을 오히려 기회로 삼았다. 기존에 증시에 진입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포모(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로 인해, 기존 투자자들은 고점보다 낮아진 수익률로 인해 더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지난달 개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2조4005억원을 대규모 순매수했다.
'빚투' 역시 빠르게 치솟았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4일 38조6328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위탁매매 미수금은 지난달 25일 2조68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인 2조1488억원(3월 5일)에 근접했다.
하지만 이달 증시는 그야말로 현기증 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이날까지 14거래일 동안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나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지 않은 날은 3거래일뿐이다. 몇 달 전만 해도 높은 수익으로 웃던 개미들 사이에서 어느새 곡소리가 나올 정도다.
투자자들도 본인의 심리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돈을 좇는 데 치중해 필요한 돈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빚을 내고 있는지 말이다.
가치투자의 창시자이자 워런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투자란 철저한 분석을 기반으로 원금의 안전성과 적절한 수익을 추구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종목에 대한 분석 없이 무리하게 뛰어드는 것은 투자가 아닌 투기에 불과하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