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과천 경마장 이전 16년 넘게 걸려"… 2029년 주택 착공 흔들
마사회, 농식품부에 계획안 제출
"부지 확보까지 최소 6년6개월"
이전 비용으로 2조3879억 제시
레저세 감면 요구에 부처 이견
9800가구 공급 계획 표류 우려
한국마사회가 과천 경마공원 이전에 최소 16년9개월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이행계획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9년 과천 경마공원 부지에 9800가구 규모의 주택을 착공하겠다는 정부의 계획에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마사회가 경마공원 이전에 따라 정부 지원 및 세제 감면을 요구한 것에 대해 관계부처 간 이견을 보이고 있어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는 모양새다.
21일 파이낸셜뉴스가 입수한 '1·29 주택공급 방안에 따른 도심 주택공급 확대 관련 이행계획안'에 따르면 마사회는 렛츠런파크 서울 이전에 최소 16년9개월(201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전 부지 확보까지 최소 6년6개월(78개월), 새 경마공원 착공까지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봤다.
마사회는 이행계획안을 지난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제출했다. 농식품부는 이를 토대로 국토교통부와 행정안전부, 경기도 등 관계기관의 검토 의견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마사회가 제시한 일정대로라면 이전 부지 확보 시점은 2032년 이후가 된다. 정부가 목표로 한 2029년보다 3년 이상 늦다. 이전 부지를 확보한 뒤에도 기존 경마장 운영 종료와 시설 이전, 부지 정비 등의 절차가 필요한 만큼 과천 부지 내 주택 착공 시점은 더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앞서 국토부는 1·29 주택공급 대책에서 과천 경마공원과 인접한 방첩사 부지에 총 9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계획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전계획을 수립하고 2030년 착공하는 것이었다. 이후 지난 5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착공 목표를 2029년으로 앞당겼다.
과천 경마공원은 1·29 대책 대상지 가운데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일원(1만2600가구)에 이어 두 번째로 공급 규모가 크다.
사업비와 지원 방식도 쟁점이다. 마사회는 부지 매입비를 제외한 이전 비용으로 건설비 2조2907억원과 이주비 972억원 등 총 2조3879억원을 제시했다. 경마공원 부지 보상과 관련해서는 공시지가가 아니라 실제 이전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와 함께 레저세율 인하와 경기도 레저세 감면, 본사 동반 이전, 과천 부지 내 말문화역사공원 조성, 마권 구매 상한 규제 완화 등도 이행계획안에 포함됐다. 이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익 감소와 운영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관계부처의 입장은 엇갈린다.
국토부는 이전 비용에 대해 감정평가를 거쳐 보상하는 방안을 기본 원칙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이전 대상이 되면 기관이 자체 계획에 따라 부지를 매각하고 이전하는 것"이라며 "정부 지원 여부는 농식품부가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국가사업인 만큼 지방재정보다는 국비 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레저세 감면은 지방세수 감소로 이어질 수 있어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도 레저세율 인하가 지방재정 자립도를 낮추고 다른 산업과의 조세 형평성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예산처 역시 정부 재원 투입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2029년 착공 목표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마사회가 제시한 일정은 필요한 절차를 순차적으로 합산한 것"이라며 "이전 부지가 정해지지 않은 만큼 비용과 소요 기간은 관계부처 협의 과정에서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마장 이전 및 공모 계획 단계에서 지원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마사회 노조는 이전 추진에 앞서 지원 방안과 사업성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근문 마사회 노조위원장은 "이전은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신규 부지 조성과 이전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재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김찬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