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BMW, 25년 만에 초고가 브랜드 '알피나' 꺼냈다…롤스로이스 빈틈 정조준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뮌헨 인근 소도시서 시작된 튜닝 명가, 그룹 최상위 브랜드로 승격
"편안한 드라이버가 결국 이긴다"…창업자 레이스 일화가 브랜드 뿌리
크리스털 글라스 콘솔 등 요트·항공산업서 빌려온 디테일 눈길
2028년 초 신모델 순차 투입…韓 럭셔리 세단 시장서 자신감

맥시밀리언 미쏘니 BMW그룹 BMW 알피나 및 럭셔리 클래스 디자인 총괄 부사장(왼쪽)과 올리버 필레히너 BMW그룹 BMW 알피나 총괄 부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에서 열린 BMW 알피나 브랜드 설명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맥시밀리언 미쏘니 BMW그룹 BMW 알피나 및 럭셔리 클래스 디자인 총괄 부사장(왼쪽)과 올리버 필레히너 BMW그룹 BMW 알피나 총괄 부사장이 지난 21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에서 열린 BMW 알피나 브랜드 설명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BMW그룹이 자사 럭셔리 라인과 롤스로이스 사이의 공백을 메울 새 브랜드 'BMW 알피나(ALPINA)'를 내놓으며 최상위 럭셔리 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룹이 완전히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인 것은 롤스로이스를 편입한 이후 약 25년 만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BMW그룹은 지난 21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에서 아시아 최초로 브랜드 설명회를 열고 알피나의 정체성과 국내 진출 계획을 공개했다.

알피나는 1965년 뮌헨에서 서쪽으로 약 50㎞ 떨어진 바이에른의 소도시 부흐로에에서 BMW 차량 튜닝 사업으로 출발해, 이후 독자적인 완성차 제조사로 성장한 브랜드다. 지난해 알피나는 차량 가격이 20만 유로를 넘는 경우도 있었을 만큼 고가였음에도 약 2600대를 판매하며 역대 최고 실적을 냈다. 생산 규모는 작아도 높은 가격과 희소성을 인정받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브랜드 뿌리에는 창업자 부르카르트 보벤지펜의 일화가 자리한다. 그는 바이에른의 타자기 사업 집안 출신이지만, 가업 대신 자동차 튜닝에 매료돼 자신의 길을 택했다. 장거리 내구 레이스에서는 당시 상식과 달리 무게가 늘더라도 시트에 두꺼운 패딩을 더해 운전자의 편안함을 극대화하는 방식을 고집했다.

막시밀리언 미쏘니 BMW 알피나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한 레이스에서 훗날 포뮬러원 스타가 된 니키 라우다가 압도적으로 앞서고 있을 때 보벤지펜이 무전으로 "충분히 앞서 있으니 피트로 들어와 차를 깨끗이 닦고, 멋진 모습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는 사진을 남기자"고 제안했다가 선수들의 반대에 부딪혔던 일화를 소개했다.

미쏘니 부사장에 따르면 보벤지펜은 당시 "그렇다면 그대로 달려 우승하라. 조금 더러워진 우승 사진을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미쏘니 부사장은 극한의 성능과 안락함을 동시에 좇으면서도 완성된 모습을 세심히 챙기는 이런 태도가 이후 모든 알피나 차량을 관통하는 철학이 됐다고 설명했다.

편안함을 뜻하는 브랜드 고유 개념도 소개됐다. 올리버 필레히너 BMW 알피나 총괄 부사장은 "속도와 성능만큼 알피나에서 중요한 것이 편안함"이라며 "저희는 이를 '세레니티(Serenity)', 즉 고요한 평온함이라고 부른다"고 설명했다.

기존 알피나 애호가에게 익숙한 '컴포트 플러스' 주행모드도 계승한다. 필레히너 부사장은 "컴포트 플러스는 단순한 주행 모드보다 훨씬 큰 의미를 지닌다"며 "BMW 알피나의 모든 경험을 이끄는 철학"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철학은 지난 5월 이탈리아 코모호 인근 콩코르소 델레간차 빌라 데스테에서 처음 공개된 콘셉트카 '비전 BMW 알피나'에도 반영됐다. 센터 콘솔 덮개를 열면 올라오는 전용 크리스털 글라스는 요트 산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자석을 내장해 주행 중에도 위치가 고정된다.

아울러 가죽으로 감싼 윈도 서라운드에는 항공산업에서 영감을 받은 조명 디테일이 더해졌고, 과거 알피나를 상징하던 녹색·파란색 컬러는 실내 곳곳의 작은 브리지 스티치에만 절제해 담았다.

국내 시장을 향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김강민 BMW코리아 세일즈팀장은 "이제 고객은 단순히 하나의 브랜드 이름만 보고 차량을 고르지 않습니다"라며 국내 대형 럭셔리 세단 시장에서 7시리즈가 쌓아온 입지가 알피나 안착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프리미엄 대형차 시장은 2014년 약 1만2000대에서 2025년 약 3만4000대로 약 2.8배 커졌고, 그중에서도 초고가 럭셔리 세그먼트의 성장 속도가 두드러졌다는 점도 자신감의 근거로 제시됐다.

BMW코리아는 올해까지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한 뒤 내년 초 오프라인 채널을 통한 본격 소통에 나선다. 하반기에는 기존 BMW 전시장 안에 알피나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 2028년 초부터는 신모델을 순차 투입해 국내 라인업을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BMW 알피나 #럭셔리 브랜드 #롤스로이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