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BYD·CATL 데리고 가는 시진핑, 美 자동차시장 문턱 넘나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완성차업계, 美中정상회담 주목
'과잉생산' 中, 美 진출 호시탐탐
트럼프 "中, 美서 생산해도 좋다"
투자 현실화땐 현대차·기아 타격

BYD·CATL 데리고 가는 시진핑, 美 자동차시장 문턱 넘나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현대차·기아의 핵심 수익 시장인 미국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자동차 업체의 현지 생산을 허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치면서다. 유럽과 브라질에서 중국차에 점유율을 내준 현대차·기아로서는 대규모 투자를 이어온 미국에서도 가격경쟁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中 현지 생산에 문 연 트럼프

23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부터 25일까지 미국을 찾는다. 3년 만의 방미이자 11년 만의 국빈방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다. 중국 측 경제사절단에는 왕촨푸 BYD 회장을 비롯해 CATL, 샤오미 등 자동차·배터리 업체 경영진이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가 주목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들어와 공장을 열고 차를 만든다면 괜찮다"며 "중요한 것은 미국인을 고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에서 만든 차를 미국으로 들여오는 데는 여전히 반대하면서도 현지 생산에는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중국 업체에 미국은 사실상 마지막 남은 시장이다. 미국 자동차연구센터(CAR)에 따르면 중국 완성차 업체의 글로벌 판매 점유율은 2020년 14%에서 지난해 25%로 뛰어 일본 업체(26%) 뒤를 따라붙었다. 같은 기간 중국 업체의 판매량은 101% 늘어난 반면 나머지 글로벌 업체의 합산 판매 증가율은 7%에 그쳤다.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과잉 생산능력은 미국의 연간 자동차 판매량에 육박하는 1500만대에 달했다. 내수로 소화하기 어려운 생산능력이 해외시장 진출을 부추기는 구조다.

이미 유럽에서는 지난 7월 중국 브랜드 점유율이 11%를 넘어섰고, 추가 상계관세가 없는 영국에서는 중국 브랜드가 신차 등록의 15%를 차지하고 있다. 반면 올 상반기 현대차·기아의 유럽 점유율은 7.4%로 1년 전보다 0.5%p 낮아졌다.

브라질은 더 직접적인 선례다. BYD는 지난해 7월 현지 조립을 시작한 뒤 약 1년 만인 올해 상반기 브라질 승용차 판매 4위에 올랐다. 브라질 자동차유통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BYD 차량 등록대수는 9만8655대로, 현대차(9만6643대)를 2012대 웃돌았다. 점유율은 BYD가 약 5%에서 9.1%로 오른 반면 현대차는 9.6%에서 8.9%로 내려갔다.

■현대차·기아 핵심 시장 美

미국은 현대차·기아의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시장이다. 두 기업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183만6172대를 판매했다. 글로벌 판매량의 4분의 1 이상이자 국내 판매량(125만8730대)의 1.46배 규모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중국을 배제한 덕에 현대차 등이 미국 시장을 나눠 가졌고, 그 전제로 투자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려왔다"며 "중국은 전기차를 기반으로 가성비가 뛰어나기 때문에 중국에도 투자를 열어주면 출발선이 오히려 더 불리해진다"고 말했다.

미국 내에서는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한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자동차혁신연합(AAI), 전미자동차딜러협회(NADA) 등 6개 단체는 지난 17일 백악관에 중국 업체의 미국 내 판매·수입·생산을 막는 정책을 유지해 달라는 공동서한을 보냈다. 상원 상무위원회도 지난 7월 중국 등 우려국과 연계된 커넥티드카의 수입·생산·판매를 제한하는 '커넥티드 차량 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에 공장을 짓는다고 곧바로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고 미중 분쟁이 하루이틀에 끝날 문제가 아닌 만큼 중국 업체들도 투자결정을 쉽게 내리기 어렵다"면서도 "만약 실제 투자가 이뤄진다면 우리 업체들에는 절대적으로 상당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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