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연인과 싸우고 귀가한 새벽, 남자는 라이터로...[사건실화]

최승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다세대주택 빨래건조대·옷가지 태워 일반물건방화 기소
법원 "공동소유 물건도 자기 소유 방화 아냐"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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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새벽 시간 서울 은평구의 한 다세대주택 거실에서 불이 붙었다. 불씨는 빨래건조대에 걸린 수건에서 시작돼 옷가지로 옮겨붙었다. 불을 낸 사람은 이 집에 살던 A씨(24)였다.

A씨는 지난해 5월 28일 오전 2시께 서울 은평구의 한 술집에서 동거하던 B씨(29·여)와 말다툼을 했다. 두 사람은 2024년 10월께부터 교제했고, 같은 해 12월께부터 함께 살고 있었다.

말다툼 뒤 A씨는 먼저 집으로 돌아왔다. 약 1시간 뒤 A씨는 거실 빨래건조대에 걸려 있던 수건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불은 빨래건조대와 그 위에 걸려 있던 수건, 옷가지 등을 태웠다. 다만 불이 더 크게 번지기 전 A씨가 스스로 꺼 인명피해나 큰 재산피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검찰은 A씨가 불을 놓아 물건을 태우고 공공의 위험을 발생하게 했다고 보고 일반물건방화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전경.
서울서부지방법원 전경.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11형사부(윤웅기 부장판사)는 지난 5월 8일 일반물건방화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년간 보호관찰도 명령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범행 자체는 인정했다. 다만 불에 탄 빨래건조대 등이 자신과 B씨가 함께 소유한 물건이라며, 형이 더 낮은 '자기 소유 물건 방화'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법상 '자기 소유 물건'은 피고인이 단독으로 소유한 물건만 뜻하며, 피해자와 공동으로 소유한 물건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방화 범행의 위험성을 무겁게 봤다. 불이 난 곳이 여러 세대가 사는 다세대주택 내부였고, 건조대 주변에도 불이 옮겨붙을 만한 물건들이 있었던 만큼 자칫 인명·재산 피해로 이어질 위험이 상당했다는 것이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정신과 치료 등을 통해 재범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점은 유리한 사정으로 봤다.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불이 더 크게 번지기 전 스스로 끈 점도 고려됐다. 재산 피해가 크지 않은 점, A씨에게 동종 전력이나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도 양형에 반영됐다. 피해자 B씨가 A씨와 원만히 합의했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고 선처를 탄원한 점도 참작됐다.

[email protected]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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