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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이라더니 척추 골절, 4400만원 배상"…中 '결혼식 들러리' 다치게 한 하객들

한승곤 기자
파이낸셜뉴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생성한 이미지.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중국의 한 결혼식에서 신부 들러리가 이른바 '결혼 장난' 과정에서 바닥에 떨어져 척추 골절상을 입었다. 법원은 신랑 신부와 장난에 참여한 9명에게 모두 책임이 있다고 보고 23만위안(한화 약 4400만원) 이상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신부 친구로 참석했다가 사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중국 허난성 루양현 법원이 최근 공개한 결혼식 사고 판결을 전했다.

사건은 2023년 10월 4일 허난성 루양현에서 열린 결혼식에서 발생했다. 당시 20세 여성이던 장씨는 친구인 신부 리씨의 부탁으로 신부 들러리 역할을 맡았다.

신랑 왕씨가 신부를 신혼방으로 데려온 뒤 두 사람이 잠시 방을 비운 사이, 방 안에는 장씨와 신랑 측 지인 여러 명이 남았다. 이후 하객들이 장씨를 상대로 결혼식 장난을 벌이면서 사고가 났다.

중국 일부 지역에서는 결혼식 분위기를 띄운다는 이유로 신랑 신부나 들러리를 놀리는 '훈나오' 문화가 남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 관습이 모욕이나 신체 접촉, 폭력으로 이어지며 비판을 받아왔다.

이불째 들어 올렸다 놓쳐 추락

현지 매체 보도와 판결 내용에 따르면 장씨는 처음에 장난을 피하려고 옷장 안에 숨었다. 그러나 신랑 측 지인 중 한 명이던 왕모씨가 장씨를 끌어냈고, 장씨가 다시 문 뒤로 피하자 그를 침대 위로 데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여러 명이 장씨를 이불 안에 넣고 이불 모서리를 잡은 채 위로 들어 올렸다. 첫 번째에는 큰 사고가 없었지만, 두 번째로 들어 올리는 과정에서 장씨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장씨는 바닥으로 떨어졌고 허리를 크게 다쳤다.

현장에 있던 신랑 측 고모가 "너무 심하게 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장난은 멈추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장씨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L1 척추체 폭발성 골절 진단을 받았다. 그는 18일 동안 입원 치료를 받았다. 이후 2024년 8월 사법감정 결과 9급 장애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혼부부와 하객 9명 책임 인정

장씨는 신랑 신부와 장난에 참여한 하객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는 의료비와 간병비, 장애 배상금, 정신적 손해배상 등을 포함해 27만위안(한화 약 5100만원) 이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장씨에게 사고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장씨는 장난을 피하려 했고, 사고를 유발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반면 신랑 신부는 결혼식 주최자로서 현장을 관리하고 과도한 장난을 막을 책임이 있었다고 봤다. 법원은 두 사람에게 전체 손해의 40%를 부담하라고 했다.

장씨를 끌어내 장난이 시작되게 한 왕모씨에게는 20% 책임을 인정했다. 나머지 장난 참여자 8명은 공동으로 40%를 부담하도록 했다. 법원은 신혼부부와 9명에게 장씨의 손해와 정신적 손해배상금 등으로 총 23만위안 이상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장난' 주장 받아들이지 않은 법원

소송 과정에서 일부 피고들은 결혼식 분위기를 위한 장난이었고, 고의로 다치게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법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여러 사람이 장씨를 이불째 들어 올리는 행위 자체가 위험했고, 사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고 봤다. 또 참여자들이 자신에게 과실이 없다는 점을 입증하지 못한 만큼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중국 온라인에서도 논란이 됐다. 일부 누리꾼은 "결혼식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정당화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다른 누리꾼들도 장씨가 피하려 했는데도 끌려 나와 다쳤다는 점을 두고 하객들의 책임이 크다는 반응을 보였다.

SCMP는 루양현 법원이 이번 판결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논란이 많은 결혼식 장난 문화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email protected]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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