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품질 우수 중견 회계법인도 대형 상장사 감사
자산 2조 이상 5조 미만 상장사 감사 허용
[파이낸셜뉴스] 금융위원회가 감사품질이 우수한 중견회계법인에 자산 2조원 이상 5조원 미만 상장사의 지정감사를 맡을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다. 대형회계법인에는 외부전문가가 과반을 차지하는 감사품질 감독기구 설치를 의무화하고, 상장사 등록 감사인의 대표이사와 품질관리 담당이사에게 실제 외부감사 경력을 요구한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의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일부개정안을 오는 9월 2일까지 규정변경예고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위가 지난 2월 발표한 '회계·감사 품질 제고방안'의 후속 조치다. 회계법인의 감사품질 평가 결과가 감사인 지정에 실질적으로 반영되도록 보상체계를 개편했다.
현재 회계법인은 소속 회계사 수와 손해배상능력 등에 따라 가·나·다·라군으로 분류된다. 자산규모가 큰 상장사는 대형 회계법인이 속한 가군만 지정감사를 맡을 수 있다.
금융위는 이 같은 구조에서 중견 회계법인이 감사품질을 높이더라도 대형 상장사를 지정받는 데 한계가 있고, 가군 회계법인도 모두 최대가점을 받아 법인 간 품질경쟁이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개정안은 감사품질이 우수한 나군 회계법인을 '특례 가군'으로 지정하는 군 상향 특례를 도입한다. 특례를 적용받으려면 감사품질 평가점수가 가군 평균의 95% 이상이면서 나군 회계법인 중 상위 20% 이내에 들어야 한다. 손해배상능력도 나군 기준의 150% 이상 확보해야 한다.
요건을 충족한 특례 가군 회계법인은 자산 2조원 이상 5조원 미만 상장사의 지정감사를 맡을 수 있다.
회계법인의 손해배상능력 요구 수준도 일괄적으로 2배 높인다. 감사인 지정점수 산정 방식도 개편한다. 현재는 감사품질 평가 결과에 따라 최대 10%의 가점만 부여하지만, 개정안은 최대 10% 감점을 신설한다. 군별 상대평가도 도입해 감사품질 평가 결과에 따른 회계법인 간 지정점수 차이를 확대한다.
대형 회계법인의 내부 감사품질 감독체계도 강화한다. 가군 회계법인은 독립적인 '감사품질 감독위원회'를 설치·운영해야 한다.
위원장을 포함한 위원의 과반수는 독립적 외부전문가로 구성한다. 위원회는 회계법인 경영진이 수익성을 우선해 감사품질을 소홀히 하는지 감독하고, 감사품질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을 사전에 점검하는 역할을 맡는다.
금융위는 일부 대형 회계법인이 감사품질 관리·감독기구를 운영하고 있지만, 외부전문가 참여 없이 내부 인력 중심으로 구성돼 운영의 실효성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영국과 일본 등도 회계법인 지배구조 원칙을 마련해 독립적인 외부전문가를 지배구조에 참여시키고 운영 성과 등을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금융위는 가군 회계법인 운영 경과를 살펴본 뒤, 감사품질 감독위원회 설치 대상을 중장기적으로 전체 상장사 등록 감사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상장사 등록 감사인의 대표이사와 품질관리업무 담당이사에 대한 경력 요건도 정비한다. 현재 상장사 등록 감사인의 대표이사는 회계처리 또는 외부감사 경력을 10년 이상 갖춰야 한다. 이에 따라 실제 외부감사 경험 없이 회계처리 자문 등의 경력만으로도 대표이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개정안은 상장사 등록 감사인의 대표이사에게 7년 이상 외부감사 경력을 요구한다. 품질관리업무 담당이사는 5년 이상의 외부감사 경력을 갖춰야 한다.
금융위는 오는 9월 2일까지 규정변경예고를 진행한 뒤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 의결 등을 거쳐 개정안을 확정·시행할 예정이다.
[email protected] 김미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