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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원전협정 지렛대로 사우디·이스라엘 수교 압박

이병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마리에타의 휠러 고등학교에서 연설하기 위해 도착해 있다. 사진=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마리에타의 휠러 고등학교에서 연설하기 위해 도착해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와 체결한 민간 원자력 협정에 새로운 조건을 내걸었다.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해야만 협정이 발효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민간 원자력 협정은 승인될 것이지만 사우디가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고 말했다.

백악관도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걸프 및 아랍 동맹국들과 여러 차례 이번 협정을 아브라함 협정과 연계하는 방안을 논의했다"며 "사우디가 협정에 가입하지 않으면 원자력 협정도 성사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 사우디가 전날 발표한 민간 원자력 협정에 사실상 정치적 전제조건을 추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양국은 미국 기술을 활용해 사우디의 원자로 건설과 우라늄 농축을 허용하는 민간 원자력 협정을 발표했다. 특히 미국이 이란에 요구했던 수준의 즉각적인 유엔 특별사찰 조항은 포함되지 않아 중동 내 핵확산 우려가 제기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핵물질 농축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전날 발표된 협정 내용과 다소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만을 의미한 것인지, 저농축 우라늄까지 포함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협정은 즉시 효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 미국 의회는 최대 90일간 협정을 심사하게 되며, 우라늄 농축 부분은 향후 2년간 별도의 타당성 검토를 거칠 예정이다.

이번 조건은 사우디가 오랫동안 유지해온 기존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사우디는 그동안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수립을 위한 구체적인 진전 없이는 아브라함 협정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아브라함 협정은 트럼프 1기 행정부였던 2020년 미국의 중재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바레인이 이스라엘과 국교를 정상화하며 출범했다. 이후 모로코와 수단도 합류했다.

이스라엘은 즉각 환영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사우디의 아브라함 협정 가입은 중동 평화를 위한 역사적인 도약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미국과 사우디의 공식 요청이 접수되면 협정에 따른 검증 절차를 마련해 이사회 승인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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